조선 후기 침을 잘못 놓아 사람이 죽자 그 정신적 외상으로 더는 침을 잡지 못하게 된 어느 내의원 의관이 시골로 낙향해 사람의 마음을 돌보는 심의(心醫)로 거듭나게 된다는 이야기다.
작품 안에선 각각의 꼭지마다 곡절 있는 사연을 가진 병자들이 등장해 웃음과 감동의 서사가 펼쳐진다.
끊고 맺음이 뚜렷해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눈길이 가는 것은 사람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과 메시지다.
그들은 부조리에 시달리면서도 자기 속마음을 말이나 행동으로 표출할 수조차 없었다. 병자들은 치매, 히스테리, 우울증, 화병, 알코올 중독 등 갖가지 증상에 시달리다 유세풍을 찾는다.
이들의 병증과 사연은 읽는 이의 마음을 미어지게 하고, 분노하게 하고, 서글프게 하다가 마침내 같은 증상으로 고통받으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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