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마이크로LED(발광다이오드) TV인 '더 월 럭셔리'를 내년 초 선보이겠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지난 20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미디어 행사에서 "80mm인 지금의 마이크로LED TV보다 훨씬 얇은 30mm를 목표로 가정용 마이크로LED TV를 준비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실화되면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소비자가전박람회)에서 세계 최초의 상업용 마이크로LED TV, 146인치형 '더 월'을 선보인 데 이어, 불과 1년 만에 일반 소비자용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게 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당초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용 제품의 출시까지는 2~3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지만 삼성전자가 그 시기를 대폭 앞당기게 된 셈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B2B(기업 간 거래)에 특화된 마이크로LED를 B2C 형태로 넓혀나가기 위해 다양한 제품군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1년 만에 가정용 마이크로LED TV신제품을 내놓는 데는 상업용 더 월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더 월의 시장 구매와 수주 문의가 기대를 웃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사장은 "상업용 제품인 더 월은 약속한 대로 9월부터 발매한다"며 "(가정용도) 기술은 이미 완성된 상태"라고 밝혔다.
마이크로LED는 마이크로미터(㎛, 1㎛=100만분의 1m) 단위의 LED를 회로기판에 촘촘히 배열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정을 접목해 독자적인 기술로 마이크로LED TV를 만들고 있다.
마이크로LED는 기존 디스플레이 대비 선명한 밝기·명암비·완벽한 블랙 표현 등에서 탁월할 성능을 자랑한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대비 발광효율이 2배 이상 높고 내구성도 뛰어나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다. 또 모듈러 방식을 적용해 소비자 기호에 따라 스크린 사이즈와 비율을 변경할 수 있어 다양한 용도 개발이 가능하다.
미국 애플과 구글, 일본 소니, 재팬디스플레이(JDI) 등도 이 분야의 성장성에 주목해 공격적으제품 준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일본 야노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마이크로LED 시장 규모는 올해 1400만 달러(약 159억원)에서 2025년에는 45억달러(약 5조 1098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다만 비싼 가격은 마이크로LED TV흥행의 변수로 꼽힌다.
이에 대해 한 사장은 "그동안 시장에서 마이크로LED 제품의 가격이 너무 부풀려졌다"며 "가격은 소비자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쟁사인 소니 등에서도 마이크로LED TV를 B2B(기업 간 거래) 용으로 출시하는 등 우리가 선도하는 시장에서 따라오고 있다"며 "가정용 럭셔리 버전이 양산되고 본격 시판되면 가격이 급속도로 내려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력 모델인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제품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현재 삼성은 LG가 주도하고 있는 OLED 진영에 맞서 QLED 제품을 적극 판매하고 있다.
한 사장은 "QLED는 탄탄한 성장기반을 마련했고 올해 2분기도 매출이 많이 올라왔다"며 "하반기 (OLED와의) 싸움을 보시면 재밌는 결과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그는 "이제 TV도 스마트폰처럼 원하는 장소와 용도에 따라 개인별로 사용하는 제품이 될 것"이라며 "그렇게 만들기 위해 편하게 설치하고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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