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흐름 속에 바이오산업은 주식시장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수십년간 명맥을 이어온 전통 제약사에 대한 주식시장 민감도는 비교적 낮은 데 반해 성과 하나만으로도 성패가 갈리는 바이오업체는 비교적 민감도가 높다. 사업다각화로 생존경쟁에 나선 제약업계까지 바이오산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수익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급격한 성장은 그에 상응하는 부담이 따르기 마련이다. 바이오업계는 높은 사회적 관심에 힘입어 투자금 확보를 통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반대로 투자 규모에 상응하는 투명한 경영도 요구받고 있다. 임상시험 비용에 대한 회계처리 방식도 그 중 하나다. 더욱이 일부 업체의 경우 연구성과에 대한 진실 논란이 벌어지면서 바이오업체 전반에 대한 재평가가 요구되는 상황으로도 전개되고 있다.]
인기 투자종목인 바이오업계는 제약사에게도 호재로 여겨지고 있는 추세다. 다수의 상위권 제약사들은 고성장 중인 바이오산업에 일찍부터 투자했다. 바이오벤처에 투자해 주식으로 수익을 보거나, 기술 수출 등으로 성과를 올리고 있다.
투자사 면모를 보이는 대표적인 사례는 한독·이연제약·부광약품 등이다. 한독은 바이오업체인 ‘제넥신’의 최대주주로 오른 뒤 지분매도를 통한 방식으로 수익을 거뒀다. 지난 2008년 10억원을 투자해 제넥신 주주가 된 후, 2012년 다시 330억원을 투자했다. 2014년 3월에는 제넥신 최대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이러한 지분 매도를 통해 처음 투자했던 340억원을 이미 모두 회수했고, 1분기에만 390억원의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제넥신 주가는 2014년 7만원대를 넘어섰지만, 한때 4만원을 밑돌았다. 그러나 최근 다시 12만원까지 올랐다.
이연제약도 바이로메드 주식 56만 944주를 1103억여원에 양도해 1000억원 이상의 차익을 남겼다. 지난 5일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인 ‘블록딜’로 원가 91억3800만원이었던 주식을 10배 이상으로 매각했다. 이연제약은 지난 2004년 바이로메드와 유전자치료제 공동개발계약을 체결하고, 투자를 지속해왔다.
부광약품도 바이오벤처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고 있는 사례다. 2000년 당시 줄기세포 바이오벤처인 안트로젠의 20만주를 15억원에 구입했다. 현재 안트로젠의 최대주주로, 160만171주(20.12%)를 갖고 있다. 안트로젠 주가가 9만2900원임을 고려하면 주식 가치는 1486억원에 이른다.
바이오업체를 자회사로 끌어안은 후 중점적으로 키워나가는 제약사도 적잖다.
대웅제약은 2015년 8월 1046억원으로 한올바이오파마 지분 30%를 인수하면서 바이오업체 투자에 나섰다. 이 투자는 대웅제약 자체만으론 불가능했던 기술수출에 있어 가시적인 성과를 얻는 호재로 이어졌다.
지난해 9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신약 ‘HL161’과 안구건조증 신약후보물질인 ‘HL036’을 한데 묶어 중국 하버바이오메드에 총 8100만 달러 규모로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HL036의 경우 다른 해외 업체와도 기술이전 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SK케미칼과 녹십자도 바이오업체 인수로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SK케미칼은 혈액제제 생산업체인 동신제약을 인수한 후 SK플라즈마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해당 사업에 대한 투자를 넓히고 있다.
GC녹십자는 지난 2012년 바이오업체 이노셀을 인수하면서 항암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LC’을 얻었다. 이를 통해 세포치료 분야로 사업범위를 넓히는 데 성공했다. 특히 GC녹십자셀 사명 변경과 마케팅 영향으로 이뮨셀-LC 매출을 2012년 9억원에서 지난해 195억원으로 올려 큰 수익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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