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은행 ‘갑기금’ 늘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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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18-07-2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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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외국계 은행들이 잇달아 갑기금(캐피털 A)을 늘리고 있다. 갑기금은 외국 본사에서 들여오는 자본금 성격이 강해 국내 영업에 더욱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23일 은행연합회와 은행권에 따르면 비엔피파리바은행 서울지점은 지난 6월 26일 갑기금을 558억500만원 증액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자본금은 기존 1400억원에서 1958억500만원으로 늘었다.

비엔피파리바은행 서울지점의 올 1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은 1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2억원) 대비 8억원 증가했다. 2016년 1분기(85억원)과 비교해서도 15억원이 늘었다. 즉 영업환경이 개선중인 상태다. 여기에 3월말 기준 14.92%인 BIS(국제결제은행)비율을 15%수준까지 높여 안정성을 높이려는 의도로 엿볼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영업규모 확장으로 인해 자본의 충실화와 경영의 건전성을 도모하기 위해 갑기금을 늘렸다”면서 “1976년 한국에 진출한 뒤 40년이 흐른 만큼, 규모에 맞춰 증액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사업방향을 묻는 질문에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 “이번 갑기금 인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바뀌진 않는다. 영업부문에서 최선을 다하기 위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국내에 있는 외국계 은행 지점들은 독립 법인체가 아닌 모은행이 우리나라에 설치한 지점으로 자체적인 자본금을 보유하지 않는다. 즉 갑기금이란 국내 외국은행 지점들이 외국 본점에서 들여오는 자본금 성격의 영업기금이다. 납입자본금 형태를 띄고 있어 국내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실탄 확보로 본다.

지난해의 경우 중국계 은행들이 잇달아 갑기금을 늘려 주목받은 바 있다. 영업환경이 긍정적으로 조성되면서 갑기금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농업은행의 1분기 기업대출잔액은 2조2081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289억원) 대비 2792억원 늘었다. 순이익도 전년 1분기 적자에서 올해는 흑자로 돌아섰다. 중국광대은행 또한 지난해 당기순익으로 98억원을 거두면서 상승세다.

중국농업은행은 지난해 12월 21일 갑기금을 기존 575억원에서 1624억원 늘려 2199억원으로 몸집을 불렸다. 은행은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위해 갑기금을 늘렸다”고 밝혔다. 또 작년 3월 중국광대은행도 갑기금을 기존 402억원에서 557억원 늘려 959억원으로 확대한 바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비엔피파리바의 경우 신한은행과 협업을 통해 꾸준히 국내시장 영업에 나섰다”면서 “중국계 은행들도 실적개선 등 결실이 보이면서 더욱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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