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러시아와 에너지 협력에 속도를 내면서 미국산 천연가스를 러시아산으로 대체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20일 누얼 바이커리 중국 국가에너지국 국장은 천연가스 수입과 관련 “러시아와 협상이 잘 이뤄지고 있다”면서 “만약 중국과 러시아를 잇는 파이프라인 사업(PNG)이 잘 진행된다면 러시아는 중국에 대한 천연가스 최대 수출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지난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량은 전년보다 48.3% 늘어난 총 3789만t으로,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의 LNG 수입국으로 올라섰다.
1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중 무역갈등이 고조되면서 중국의 미국산 LNG 수입량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지난 2016년 2월부터 2018년 4월까지 미국산 LNG는 중국시장에서 14%를 차지했지만, 지난달 기준 미국발 LNG 운반선은 단 한 척도 중국에 정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중국 내 천연가스 시장의 주도권은 자연스럽게 러시아의 손으로 넘어가는 모양새다. 중국 3대 국영 에너지 기업인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는 지난 19일 러시아 최대 민간 천연가스 생산업체인 노바택(Novatec)과 LNG 수입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에는 시베리아 최북단 야말 반도에 매장된 천연가스를 양사가 공동 개발하고 생산된 상당부분의 천연가스를 중국으로 수출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러시아 국영가스공사 가즈프롬은 러시아 동부지역과 중국을 연결하는 PNG 사업인 ‘실라 시비리 가스관’ 프로젝트를 올 연말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 파이프라인을 통해 약 380억㎥에 달하는 가스를 중국에 추가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심각한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석탄 대신 상대적으로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천연가스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화력발전으로 인해 생기는 미세먼지와 각종 환경오염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16년 '에너지발전 13차 5개년 규획(2016~2020년)'을 통해 1차에너지 소비에서 석탄의존도를 58% 이하로 축소하고, 청정에너지(비화석에너지) 비중을 15% 이상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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