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3개 중국계 상장법인 가운데 약 85%에 해당하는 11곳 주가는 연초부터 이달 20일까지 평균 33.6% 하락했다.
씨케이에이치는 가장 많이 빠졌다. 하락률이 76.5%에 달했다. 실적이 발목을 잡았다. 1분기에만 영업손실이 200억원가량 발생하는 바람에 적자로 돌아섰다.
골든센츄리 주가도 63.3% 떨어졌다. 주가가 빠진 이유는 역시 실적이다. 1분기 영업이익이 47억원으로 1년 전보다 24%가량 줄었다.
이 가운데 4곳은 주가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 신세로 전락했다. 씨케이에이치와 차이나그레이트, 에스앤씨엔진그룹, 이스트아시아홀딩스가 여기에 해당한다.
올해 들어 주가가 오른 곳은 뉴프라이드와 글로벌에스엠 2곳뿐이다. 뉴프라이드가 61.2%, 글로벌에스엠은 7.0% 올랐다. 하지만 이게 전부다.
중국계 상장법인이 증시를 떠나는 일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달 초에는 차이나하오란이 상장폐지됐다. 한국 증시에서 퇴출된 11번째 중국계 상장사다.
차이나하오란은 올해 4월 말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적정'을 받았다. 하지만 해외 자회사가 영업정지를 당하는 바람에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올랐다. 이런 사실도 늑장 공시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었다.
상장을 주관하는 국내 증권사나 한국거래소가 심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우리 증시에 상장하려는 중국 기업 다수는 농·축산업이나 식품제조업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기업 가운데 상당수는 중국이나 홍콩 증시에 상장하기 어려워 우리나라를 찾는다는 지적도 있다.
더욱이 농·축산업이나 식품제조업은 현금거래를 많이 하기 때문에 회계 투명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불러왔다. 중국계 기업을 상장시킨 적이 없는 증권사가 돈만 보고 기업공개(IPO) 주선에 나선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김병덕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계 기업에 대해 엄격한 사전검사가 이뤄져야 한다"라며 "당국이 적극적으로 창구지도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회계법인과 거래소, 금융당국이 협력해 분식회계 사례를 분석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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