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로버트' 역을 맡은 배우 박은태(왼쪽)와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에스메랄다'로 열연 중인 배우 차지연. [사진=창작컴퍼니다, 쇼온컴퍼니]
올여름 대형 뮤지컬이 밀물마냥 쏟아지고 있다. 초연부터 10주년 기념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다. 이에 다작(多作)을 하는 배우들은 연습과 실전을 반복하며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이다. 과거 '여름철 비수기'라는 말이 무색해진 지 오래다.
23일 뮤지컬업계에 따르면 배우 박은태는 현재 공연 중인 '프랑켄슈타인'을 이달 29일 마무리하고, 다음 달 12일부터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는 시간은 약 2주에 불과하다.
두 공연 모두 첫 배역은 아니지만, 주연을 맡아 부담감이 적지 않다. 프랑켄슈타인에서는 앙리 뒤프레와 괴물 역을,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는 로버트 역을 소화한다. 그래서 더욱 연습에 매진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관계자는 "배우 박은태는 무척 진중한 성격으로, 연습도 전심 전력을 다해 임한다"며 "두 작품이 겹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박은태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합을 맞출 예정인 배우 차지연은 시일이 더 촉박하다. 매혹적인 집시 '에스메랄다'로 분한 '노트르담 드 파리'의 마지막 공연이 다음 달 5일이기 때문이다. 이후 일주일 만인 12일 '프란체스카'로 변신해 나타날 예정이다.
이달 5일부터 '노트르담 드 파리'에 그랭구아르로 합류한 배우 최재림도 오는 9월 무대에 오르는 '마틸다'를 동시에 챙기고 있다. 최재림은 여기서 '미스 트런치불'을 연기한다.
최재림은 특히 올해 한국어 버전 10주년을 맞이한 '노트르담 드 파리'에 처음 선 만큼 더욱 신경을 쓰는 눈치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인터뷰 일정을 잡기도 어렵다"며 "배우 최재림의 열정 또한 엄청나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배우 윤형렬은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콰지모도'를 연기하는 중간에 '바넘: 위대한 쇼맨'에도 등장한다. 베테랑 배우 최정원 또한 '시카고'와 '마틸다'를 오간다.
통상적으로 여름철은 뮤지컬시장 비수기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창작 뮤지컬이 보다 많이 등장하고, 해외 라이선스 공연도 활발해지는 등 규모가 커지면서 계절이 크게 상관 없어졌다. 오히려 더위를 피해 시원한 공연장으로 발걸음을 하는 관객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이미 흥행이 검증된 작품들은 꾸준히 무대에 오르며 관객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이에 실력은 물론 팬덤이 뒷받침되는 배우들은 다수의 작품에서 '러브콜'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 게다가 초연이 아닌 경우 기존에 올랐던 배우가 재등장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관계자는 "일부 배우들에게 배역이 치중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시장이 커질수록 이 같은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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