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따른 충격파를 줄이기 위해 감세 등과 같은 경기부양책을 추가로 내놓았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역대 최대 규모의 중기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돈줄을 풀고 있다.
24일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에 따르면 중국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23일 주재한 국무원 상무회의에서는 적극적 재정정책이 더욱 더 적극적인 역할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추가 감세와 지방채 발행 등 조치를 내놓았다.
회의는 기존의 IT 혁신기업의 연구개발(R&D) 비용에 대해서만 적용했던 75% 우대 세액공제율을 모든 기업에 적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올 한해 예상되는 감세규모는 650억 위안(약 10조8000억원)이다. 이는 중국이 올 한해 목표로 한 예상 감세액인 1조1000억 위안에서 추가로 예상되는 감세효과다.
회의는 또 선진제조업, 현대서비스업에 대한 1130억 위안어치 증치세(부가가치세) 환급도 9월 내 이행하도록 촉구했다. 이밖에 인프라 투자를 추진하기 위해 올해 예정된 1조3500억 위안 규모의 지방정부 채권 발행도 속도를 낼 것을 지시했다.
회의는 온건한 통화정책은 적절히 리듬과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라며 사회융자와 유동성이 합리적이고 충분한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서 맞춤형 지급준비율 인하로 자금을 확보한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고, 부실채권 출자전환의 시장화를 지원하도록 촉구했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등으로 둔화하는 실물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금융·재정정책을 강화한 것이란 해석이다. 중신증권은 이는 2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6.8%로 1분기보다 0.1%포인트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고, 투자·생산 등 실물경제 지표가 기대치를 밑돈 것으로 발표된 이후 나온 정책이라며 중국 지도부가 내수부양책을 확대하고, 디레버리징 과정에서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인민은행은 온건·중립의 통화정책을 고수하면서도 잇달아 시중에 돈줄을 풀고 있다. 인민은행은 23일에도 1년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을 통해 5020억 위안(약 83조원)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는 2014년 MLF를 처음 운영한 이래 최대 액수다. 금리 수준은 전과 같은 3.3%로 맞춰졌다. 이날 만기가 도래한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물량을 감안하면 인민은행이 이날 하루 시중에 순공급한 유동성은 3320억 위안어치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윈드사 통계에 따르면 7월 들어서만 인민은행은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모두 1조4605억 위안어치 유동성을 순공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310억 위안 순유동성을 공급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밍밍 중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분기에 인민은행이 추가로 지준율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인민은행은 중소기업 대출 등을 지원하기 위해 이미 올 들어서만 세 차례 맞춤형 지준율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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