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또 중국 네티즌을 기대감에 부풀게 하고 있다."
중국 대표 경제전문매체인 21세기경제보도는 25일 페이스북이 중국 항저우에 독자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이렇게 표현했다. 중국이 개혁·개방을 연일 강조하고 외자의 시장진입 문턱을 크게 낮추면서 페이스북도 중국 시장을 공략할 길이 열렸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실제로 시장 진출을 선언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중국기업정보 애플리케이션(앱) 톈옌차(天眼査)데이터가 24일 밝힌 내용에 따르면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업체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IT 공룡인 페이스북이 지난 18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독자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명은 페이스북테크(항저우)유한공사로 법인대표는 장징메이(張京梅), 등록자본은 3000만 달러다. 장징메이는 중국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인 PPTV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2월 페이스북에 합류한 인물이다. 레노버에서도 10년 이상 활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회사의 지분 100%를 페이스북홍콩이 소유하고 페이스북의 수석회계사, 아시아·태평양지역 법무 대표 등 중·고위층 임원 5명의 이름도 함께 등록돼 미국 페이스북과의 연관성이 크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후 중국 시장 진출과 관련한 추가 소식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은 중국 시장 진출의 길이 사실상 막혀 있다는 시장의 판단에도 오래전부터 중국 진출을 꿈꿔왔다. 이는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2년 5월 8일 'Facebook 롄푸(臉譜)'의 중국 내 상표등록을 추진했다. 그리고 올 6월 중국상표망은 공시를 통해 페이스북이 상표 등록을 마쳤다고 선언했다. 2007년에는 페이스북닷씨엔(facebook.cn) 도메인도 등록했다.
매출과 순이익이 50%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며 여전히 가파른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페이스북이지만 진작부터 중국 시장에서 가능성을 포착하고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사람들이 페이스북이 중국에 진출할 길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만도 않다"면서 진출 의사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기도 했다.
저커버그는 "중국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는 힘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중국은 우리의 세계 최대 광고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에 진입하지 못한다면 '모든 사람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우리의 비전을 실현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개인을 대상으로 진출은 어렵지만 중국 내 거대 기업이 증가하고 이들 기업이 생산한 제품이 세계로 판매되고 있어 페이스북이 중간에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신문은 쉽지 않은 길이 될 것으로 봤다. 일단 관련부처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것 자체의 난도가 높다.
또, 페이스북이 시장에 진입한다 하더라도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중국 텐센트의 국민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微信)과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微博) 등이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 지난해 말 기준 위챗 타임라인의 시장 점유율은 87.3%에 육박한다.
업계 전문가는 21세기경제보도와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이 중국에 진출한다면 텐센트와 경쟁하려는 것은 아닐 가능성이 크다"며 "또, 만약 미국에서의 사업모델을 그대로 중국에 가져오려 한다면 양국 경제 수준, 문화, 소비자 습관, 사용특징 등의 차이를 제대로 고려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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