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중 무역전쟁, 일대일로(육·해상실크로드) 패권 논란 등...이 모든 이슈의 배경에는 거대한 중국의 빠른 '굴기(우뚝 섬)'가 있다. 매년 공개되는 '세계 부호 순위'나 '세계 500대 기업 '순위 등에서도 이러한 중국의 변화가 엿보인다.
최근 포춘지가 공개한 '2018 세계 500대 기업' 순위에 이름을 올린 중국 기업은 무려 120곳에 달했다고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가 지난 21일 보도했다. 세계 초강대국으로 최근 중국과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1위 미국(126곳)과 근소한 차이를 보이며 기업 수 기준 2위를 유지했다.
기업별 순위에서도 중국이 미국을 바짝 뒤쫓고 있다. 월마트가 5년 연속 세계 1위에 오르며 흔들리지 않은 위상을 과시했지만 중국전력망공사(스테이트그리드), 국영 석유업체인 시노펙과 페트로차이나도 2~4위를 유지하며 '차이나 파워'의 막강함을 과시했다. 영국의 석유회사인 로열더치셀, 일본의 도요타, 독일의 폭스바겐이 그 뒤를 따라 5~7위에 올랐다.
20년 전과 비교하면 중국과 중국 기업이 단기간에 얼마나 빠르게 부상했고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다.
21세기경제보도 데이터뉴스실험실에 따르면 1998년 500대 기업에 진입한 중국 기업은 중국은행, 중화그룹, 중량그룹 등 총 6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8년에는 120곳으로 무려 20배가 증가했다. 과거 500대 기업에서 미국과 일본 기업의 비중이 무려 60%에 달했으나 2002년 이후 순위권에 진입한 중국 기업 수가 급증하며 세계 시장의 판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2002년 12곳에서 2018년 120곳에 이르기까지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린 중국 기업 수는 15년 연속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고 2011년에는 민간기업인 레노버(聯想), 화웨이 등 중국 기업 69곳이 랭크되면서 일본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올해 순위권에 진입한 일본 기업은 단 52곳으로 중국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순위도 달라졌다. 1998년 당시 중국 기업 중 가장 높은 순위는 173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7년 시노펙이 당당하게 20위권에 진입했고 2009년 페트로차이나, 중국전력망이 상위권에 랭크되며 오늘날은 세계적인 거대 기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 했다.
2018년 기준 50위권에 진입한 중국 기업은 9곳, 100위권에 오른 기업은 19곳이다. 500위권에 진입한 120개 중국 기업의 매출도 7조1600억 달러로 500대 기업 총 매출의 24% 수준이다.
중국 민영기업이 급부상하고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특히 첨단기술 관련 민영기업의 성장세가 독보적이다.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은 최근 제조업 강국, 첨단기술 강국 도약에 속도를 올렸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신경제 기업이 탄생하고 있다. 중국 3대 IT 공룡으로 꼽히는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는 물론 징둥상청, 샤오미 등 널리 알려진 기업만도 부지기수다.
이들 기업의 성장세도 놀랍다. 순위 상승폭이 큰 10대 기업 중 8곳이 중국 기업이다. 알리바바의 성장 속도가 가장 빨랐다. 올해 순위는 300위로 지난해 대비 무려 161 계단 올라섰다. 텐센트는 147계단 상승한 331위, 가전업체 메이디그룹은 지난해 대비 127위 오른 323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상위권 순위에서 엿보이듯 중국 국유기업도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맹활약 중이다. 500위권에 이름을 올린 120개 기업 중 중국 중앙정부 국유기업은 총 48곳이다. 국유기업 개혁의 일환으로 중국국전그룹과 선화그룹이 합병해 탄생한 국가에너지투자그룹이 101위에 랭크됐고 초상국그룹이 처음으로 순위권에 진입했다. 정책형 기업이 11곳, 지방정부 소속 국유기업도 24곳이나 순위권에 진입해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린 중국 국유기업은 총 83곳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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