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 중 어떤 상황에서도 정상적인 조향 상태를 유지해 운전자 안전을 보장하는 자율주행차에 최적화된 첨단 조향 장치 개발에 성공했다. 세계에서 아직 양산 사례가 없는 신기술이다.
◆ 모든 부품 이중 설계 후 독립 제어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 상황에서 두 개의 전자 회로를 활용한 듀얼 제어 방식으로 항상 정상적인 조향 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 신개념 전동식 조향 장치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현대모비스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이런 갑작스런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듀얼시스템이 스스로 고장 여부를 판단해 핸들을 제어하고 이를 통해 운전자가 안정적으로 자율주행을 할 수 있도록 한다. 그 어떤 상황에도 정상 조향이 가능하도록 센서와 전자제어장치(ECU), 모터 등 장치에 들어가는 핵심 전자 부품을 모두 이중으로 설계했다. 하나의 조향 장치 안에 두 개의 독립된 전자 회로를 적용해 하나가 고장나더라도 나머지 회로가 정상 작동해 안정적인 주행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런 신기술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전장품 소형화(HW)와 소프트웨어(SW) 개발 역량 등이 필수적이다. 현대모비스는 ECU를 소형화하는데 성공했다. 소형 전자 소자를 적용해 같은 기능을 하면서도 크기는 절반으로 줄였다.
듀얼 시스템으로 고속 통신 등을 통해 상대방을 감시하고 정상 작동 여부를 판단하는 기술은 소프트웨어 역량으로 개발해 냈다. 문제가 확인되면 1번 시스템을 끄고 2번 시스템을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차량을 제어한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실도로 테스트 등 신뢰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고속도로나 도심, 주차 상황 등 일반적인 주행 환경에 대응한 검증 작업을 마친 뒤 오는 2020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이번 기술 개발로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인 레이다, 카메라 등 센서에서 나아가 조향과 제동 등 제어 영역까지 자율주행에 필요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술 선도 회사로 위상을 강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독자 센서~조향•제동까지…자율주행 분야 통합 솔루션 제공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핵심 기술인 레이더, 카메라, 라이더 등 모든 센서를 오는 2020년까지 독자 개발한다는 기술 로드맵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독일 전문업체 두 곳과 제휴해 차량 주변 360도를 감지하는 고성능, 보급형 레이더 개발을 진행 중이며 국내외 스타트업 등과 협력해 인공지능 기술인 딥러닝을 활용한 카메라 개발에도 나섰다.
현대모비스는 이같은 자율주행 센서 기술과 함께 안전 제어 분야 첨단 기술을 함께 확보하면서 최적의 성능 구현에 힘쓰고 있다. 김세일 현대모비스 샤시‧의장연구소장(전무)은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다양한 시스템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역량을 갖춘 만큼 향후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종합 부품사로서 오랫동안 쌓아온 자체 기술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전문 파트너사와의 기술 협력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센서에서 제어 분야에 이르는 자율주행 핵심 기술을 조기에 확보해 완성차 업체에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이다.
올초 미국에서 열린 CES(소비자 가전 박람회)에서 현대모비스가 선보인 e-코너 모듈은 미래차 신기술이 융합된 대표적인 제품이다. 이 장치는 별도의 엔진이나 동력 전달 장치 없이 각 바퀴에 구동 모터, 전동 조향•브레이크•댐퍼(현가장치) 등 4가지 핵심 기술을 통합한 시스템드로 자율주행 시대에 적합한 기술로 평가 받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 같은 미래차 기술 선도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오는 2021년까지 전체 연구개발비를 부품 매출 대비 10%까지 늘리고 이 중 50%를 자율주행 등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또 관련 연구개발 인력을 대폭 확충하고 국내외 전문 업체와 기술 제휴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