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숙의 글로벌기업 톺아보기] 구름 타고 나는 MS…변화의 중심엔 나델라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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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8-08-0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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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를 비롯 다양한 분야서 성장세 ↑

  • 2014년부터 MS 수장된 나델라 "고객과의 연결 최우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지루하고 게으르며 시장변화에 반응이 느렸던 IT 공룡"이라고 불렸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달라졌다. 일반 사용자에게는 윈도와 빌 게이츠로 유명한 MS는 2014년부터 클라우드(Cloud) 서비스를 타고 새로운 비상을 시작하고 있다. MS는 최근 기업용 클라우드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승승장구하고 있으며, 올해 6월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뉴욕증시는 가파른 주가 상승으로 MS의 귀환을 축하했다.  

◆최근 1년 주가상승률 45.39%··· "다른 클라우드 기업보다는 부담 낮아"  

31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MS의 주가는 107.66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만 24.01%가 오른 것이다. 이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상승률을 10배 넘게 넘어선 것이다. 지난 1년간 MS의 주가는 무려 45.91%나 올랐다. 2014년 2월 인도 출신 엔지니어 사티아 나델라가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하면서 MS의 성장세에 다시 불이 붙었다고 애널리스트인 스테판 레드리히(Stefan Redlich)는 투자전문매체 시킹알파 기고문에서 평가했다. 나델라 CEO는 MS의 성장 중심을 클라우드 분야로 옮겼으며, 지난 4년여간 MS의 주가는 3배 가까이 뛰었다. 

지난달 19일 MS가 발표한 회계연도 기준 4분기(4~6월) 실적은 이미 오른 주가를 다시 한 계단 위로 올려놓았다. MS의 4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7% 늘어난 301억 달러(약 33조9317억원)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35% 증가한 104억 달러에 달했다. 이로써 2018회계연도(2017년 7월~2018년 6월) MS의 총매출은 1104억 달러를 넘어섰다. 블룸버그는 MS가 올해와 비슷한 성장세를 보일 경우 내년 매출이 1207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적이 발표된 다음날인 20일 MS의 주가는 1.79% 뛰었고, 그 다음 거래일인 23일에도 추가로 1.60% 올랐다. 이처럼 주가가 오르면서 MS의 시가총액은 약 8422억3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시총 순위는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에 이어 4위다. 

투자전문 매체들은 최근 MS가 배당액도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주식이 됐다고 평가했다. MS의 배당은 지난 14년 연속 증가했으며, 연간 배당액은 현재 주당 1.68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최근 급격한 가격 상승으로 MS 주가가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올랐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MS의 주가수익비율(PER)이 27.05배로 다소 높은 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클라우드 기업에 비해서 MS의 PER이 높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아마존의 PER은 무려 161.69배에 달한다. 

◆아마존 이어 클라우드 분야 2위··· "차별화된 서비스로 입지 강화할 것"

부활한 MS의 중심에는 나델라 CEO가 있다. 그가 취임할 당시 MS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당시 새로 선보인 윈도8은 시장에서 혹평을 받았고, 기업은 소비자와 개발자들 모두로부터 신뢰를 잃어가고 있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는 윈도 기반 스마트폰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었으며, 검색 엔진인 빙(Bing)은 구글과의 경쟁에서 완전히 패배한 상태였다. 

나델라는 취임 첫해 연봉 8400만 달러를 받고 CEO에 취임했다. 대표를 맡은 뒤 나델라는 미국 매체인 폴리티코와 가진 인터뷰에서 "가장 좋은 코딩은 시(詩)와 같은 것"이라면서 '압축미'를 강조했다. 그리고 취임 뒤 빠르고 압축적으로 MS의 변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나델라의 경영철학은 윈도가 아니라도 고객들이 있는 곳에서는 언제나 MS의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라며 "전 퀄컴 임원인 페기 존슨을 부사장으로 채용한 것도 외부 회사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델라는 2015년 행사에서 아이폰을 통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MS 앱을 소개했을 정도로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 취임 뒤 그는 라이벌인 리눅스 운영체제를 MS의 애저 클라우드에 도입하고, 애플의 아이패드용 MS 오피스를 내놓는 등 기존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파격적 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또 마인크래프트 게임 개발업체인 모장(Mojang)을 인수하고, 윈도9을 건너뛴 채 윈도10을 출시했다. MS의 첫 노트북인 서피스북(Surface Book)과 홀로그램 고글인 홀로렌즈 출시 등으로 고객들에게 다가갔다.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것은 4차산업의 기반기술로 불리는 클라우드 분야에서의 약진이다. 현재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의 시장 점유율은 13%로 아마존 AWS의 34%에 이어 2위다. 그러나 애저는 지난 1년간 500개가 넘는 기능을 추가하면서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애저의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이 89%가 늘어난 것은 MS의 고객맞춤형 클라우드 서비스가 시장에서 호응을 얻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월마트, 스타벅스, 어도비 등 쟁쟁한 글로벌 기업들이 모두 MS의 고객이다. 

나델라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MS는 클라우드 분야에서 더 차별화된 혁신을 통해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MS는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사업부를 통합해 '클라우드·AI 플랫폼'이라는 새 그룹을 만들었다. 클라우드 사업의 핵심인 ‘애저’를 담당하는 제이슨 젠더 부사장은 수석 부사장으로 올라섰다.

지난 5월 MS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MS 빌드 2018’에서는 AI를 주요 키워드로 내세우면서 새로운 변화의 청사진을 내놓았다. 클라우드 서비스에 머신러닝을 활용한 인공지능 기능을 넣어 더욱 발전된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인터넷에 연결된 서버인 클라우드와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사용자의 디바이스에 AI 기능을 추가해 새롭고 다양한 서비스를 보다 빨리 제공한다는 것이 MS의 목표다. 

나델라 CEO는 “세상은 이미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가 되어가고 있다”며 “이제는 이 컴퓨터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물을 것이 아니라, 이것을 이용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물어야 할 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클라우드를 통해 연결된 수많은 기기들이 제공하는 소스를 이용해 새로운 서비스와 상상력을 키워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새로운 시도들은 MS의 영토를 급격하게 확장하고, 기업의 미래를 더 역동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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