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최근 사회 곳곳에서 이공계 여성들을 향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 사회에 견고히 자리 잡은 이공계 여성들에 대한 유리천장을 허물기 위해 기관과 기업의 활동이 점차적으로 확대 진행되고 있기 때문. 그 중 로또복권, 연금복권, 즉석복권, 전자복권의 판매를 통해 조성된 복권기금이 한국의 숨겨진 여성 인재 양성을 돕고 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 지원 사업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2013년부터 6년째 지원되고 있다. 올해에는 21억7000만 원 규모의 복권기금이 이공계 여성 육성 및 지원 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며, 현재까지 누적된 지원금은 140억9800만 원에 이른다.
WISET의 비정규직 박사급 여성과학기술인을 지원하는 ‘여성연구자 학술활동 지원사업’을 발판삼아 현재 신약개발 바이오벤처기업인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신약개발연구소 정규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안승현(32) 씨는 고용계약연장에 대한 불안감 대신 미래 진로를 설계해 나가는 즐거운 성취감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히 연구를 이어나가고 있다.
시간강사와 비정규 연구원으로 일했던 안씨는 우연히 WISET의 비정규직 박사급 여성과학기술인을 위한 '여성연구자 학술활동 지원사업'을 접하게 됐고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연구제안서 작성, 연구 프레젠테이션 기법 등 이공계 학술활동에 필요한 콘텐츠들을 배웠다. 또한 '18회 Tetrahedron Symposium, Asia Edition' 학회에 참여해 포스터의 연구내용을 발표할 기회도 얻었다. 이를 통해 그녀는 연구원 안승현으로서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었다.
복권을 통해 조성된 기금 지원으로 본인의 역량을 맘껏 펼치는 또 한명의 이공계 여성 인재가 있다. 바로 김시영(37) 씨의 이야기다. 작년 무한아이피씨에 입사한 김시영 씨는 현재 특허조사분석과 기술가치평가 업무로 분주하지만 설렘 가득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과거 김시영씨는 변리사 시험에 수차례 도전했지만 낙방했고, 특허 관련 업무로의 취업을 결심했다. 하지만 장기간 변리사 시험에 매진했던 탓에 실무경험을 쌓을 기회가 없었다. 실무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을 알아보던 김시영 씨는 WISET의 ‘지식재산중심(IP-R&D)의 분석 실무과정’과 ‘특허명세사 취업지원교육’에 지원했다.
그녀는 “WISET의 교육과정은 IP 데이터를 실제로 다뤄보는 등 실무 중심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덕분에 교육 내용을 업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어 입사 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와는 상관없다고 여겨왔던 복권이 제 취업 성공의 큰 디딤돌이었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앞으로도 복권이 더 많은 이공계 여성들의 사회 진출에 디딤돌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나눔로또 공익마케팅팀 김정은 팀장은 “우리가 한 장 한 장 구입하는 복권이 기금으로 조성되어 대한민국의 숨은 여성 인재 발굴을 위해 쓰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복권기금이 국가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