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간 개인(P2P) 금융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대형 P2P업체들의 연체율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P2P업계는 몇 개월 전부터 뒤숭숭했다. 잘나가는 줄만 알았던 헤라펀딩이 갑자기 파산 후 대표이사가 잠적했고, 오리펀드·더하이원펀딩은 사기 대출 후 투자금을 유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한국 P2P금융협회에 속해 있던 렌딧·8퍼센트·팝펀딩은 협회에서 탈퇴, 새로운 P2P금융협회를 만들었다.
당시 외부에서는 P2P업계가 내홍을 겪고 있다며 우려의 시각을 보냈지만 업계는 생각보다 덤덤했다. '다음은 또 어디가 무너질까'라는 걱정 어린 시선 속에 '이참에 문제가 있는 업체들을 털어내는 자정작용의 기회로 삼자'는 목소리가 컸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말부터 등장한 P2P업체들은 최근까지 급성장했다. 업체들은 난립했고, 금융감독 권한이 없는 규제 사각지대를 이용해 과다 경품 제공, 허위 공시 등 불건전 영업행위를 일삼아 왔다. 때문에 업계는 P2P 대출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자구책 마련과 금융당국의 P2P 대출 법제화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업계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대형 P2P금융업체의 연체율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계 2위인 피플펀드의 연체율은 9.67%, 3위인 루프펀딩은 16.14%까지 치솟았다. 61개 P2P업체의 6월말 기준 가중평균 연체율(4.84%)을 크게 웃돌고 있다. 투자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부동산담보대출 등에 쏠리면서 부동산 경기 위축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헤라펀딩 사태와는 결이 다르다. 중소형사와 달리 대형사는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대형사의 연체율 증가가 부실로 이어져 P2P금융업계의 근간을 흔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사안이 중대하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2011년 발생한 저축은행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당시 대형 저축은행에서 부동산PF 부실이 번지며 줄줄이 파산했다. 이후 저축은행업권은 포트폴리오 다변화 건전성 제고 등의 노력을 기울여왔고 현재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저축은행업권에 대한 '낙인 효과'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P2P업체 한 관계자는 "당시 건실하게 영업을 하던 저축은행도 많았지만 대형사들의 부실로 인해 업권 전체가 흔들렸고 지금까지 '저축은행 사태'라는 말이 주홍글씨처럼 따라다닌다"며 "P2P 역시 부실업체가 늘게되면 향후 업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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