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을 혁신하기 위해 노사정이 처음으로 머리를 맞댄다. 국토교통부는 40년간 유지돼 온 칸막이식 업역 규제 개선안 등 각 이해관계에 따라 첨예하게 엇갈리는 사안들에 대해 치열한 토론을 거쳐, ‘혁신 로드맵’을 마련키로 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25일 인천광역시 소재 건설기술교육원에서 열린 ‘건설 산업 혁신 노사정 선언식'에서 “그간 건설산업 개혁을 위한 많은 논의들이 있어 왔지만 노사정이 하나가 돼 혁신의 큰 틀에 합의하는 자리는 이번이 처음이다”며 “치열한 고민과 토론을 거쳐 혁신 로드맵을 제대로 만들어 오늘 혁신의 총론에 합의한 것처럼, 9월에 예정된 혁신의 각론도 노사정이 함께 국민들께 내놓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선언식에서는 국토부와 한국노총 건설산업노동조합, 민주노총 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대한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가 ‘건설 산업 혁신 노사정 선언문’에 합의하고 서명식을 가졌다.
이번 노사정 선언식은 앞서 발표된 ‘건설산업 혁신방안’에 대한 건설 노사정의 공감대를 확인하기 위해 마련됐다. 혁신안은 SOC투자 감소 등 외부위기 요인 등으로 성장이 가로막힌 건설산업을 고부가가치 일자리산업으로 탈바꿈하는 것이 목표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경제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건설산업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건설업 업역과 업종 등록기준을 손질하겠다고 밝혔었다. 당시 김일평 국토부 건설정책국장은 “건설 부문별로 상호 시장진입의 칸막이를 덜어내는 것이 이번 혁신방안의 골자”라고 말했다.
업역 규제가 개선되면 종합·전문건설업계 간 상호 시장진입이 가능해져 업역 갈등 해소와 더불어 공정경쟁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 국토부의 판단이다. 하지만 종합건설업계는 업역규제를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전문건설업계는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개선을 요구하고 있어, 충돌이 예상된다.
국토부는 이번 노사정 선언을 통해 9월로 예정된 혁신로드맵 등 구체적 이행계획을 노사정 간 긴밀한 소통을 통해 수립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선언문에는 업역규제와 관련해 종합·전문건설업계가 상호 시장에 진출하면서 업역 갈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키로 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기술발전 등을 고려해 건설업종 체계를 합리적으로 개편하고 시공능력 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건설업 등록기준을 개선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이 외에도 공사비의 부족, 품질 저하 등을 유발하는 요인을 찾고 개선방안을 강구하고, 건설근로자 등 적정임금 확보, 체불방지, 사회보장 강화 등을 위해 협력하고 이에 따르는 업계부담 경감을 위해 노력하는 데 힘쓰기로 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국토부는 이번 선언의 차질없는 이행을 위해 노사단체의 의견수렴 등 공론화 절차를 거쳐 9월중 이행계획을 마련하는 등 후속조치에 착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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