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표 암호(가상)화폐 채굴업체인 비트메인(比特大陸)이 올해가 가기 전에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할 전망이다.
전천후과기(全天候科技)가 25일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비트메인은 내달 30일 홍콩거래소에 상장신청서를 제출하고 올 연말 상장할 예정이다. 기업공개(IPO) 주관사는 중국국제금융공사(중금공사)가 될 전망으로 IPO 후 비트메인의 기업가치는 300억~350억 달러가 예상된다.
상장신청에 앞서 10억 달러 규모의 '상장 전 투자유치(Pre-IPO)'에 최근 돌입했으며 이달 말까지 자금조달을 마무리한다. 투자자 명단에는 중국 SNS·게임 1인자인 텐센트와 싱가포르 투자기관인 EDBI, 아부다비투자국,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등이 이름을 올렸다.
신문은 창업자인 우지한(吳忌寒) 비트메인 최고경영자(CEO)가 이미 투자의향서에 서명을 했고 곧 자금조달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비트메인, 텐센트 등은 아직까지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우 CEO는 앞서 "홍콩거래소 혹은 다른 거래소에 상장한다면 이는 세계 암호화폐 시장에 있어 이정표적인 사건"이라며 "시장 투명도를 높이고 암호화폐 생태계에 대한 신뢰를 더해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중국 베이징에 뿌리를 두고 있는 비트메인은 2013년에 설립돼 세계 최대의 비트코인 채굴업체로 성장했다. 2016년 순이익은 9700만 달러(약 1086억원)정도였지만 지난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열풍을 타고 급성장하면서 2017년 매출은 25억 달러, 순이익은 11억8000만 달러(약 1조3209억원)로 뛰었다. 1분기 순이익이 벌써 10억6000만 달러로 올해 총 순익은 22억 달러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업계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2년까지 블록체인 하드웨어 수요가 연평균 66%의 급증세를 보일 전망으로 비트메인이 미래 비트코인 생태계 '조성자'로 자리매김할 확률이 크다.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투자에 적극적인 것도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한다.
지난해부터 ViaBTC, AICHAIN 등 다수의 블록체인 관련 기업에 투자했다. 올 5월에는 모바일결제 및 암호화폐 거래 스타트업인 '서클 인터넷 파이낸셜'에 1억1000만 달러를 베팅하기도 했다.
비트메인은 암호화폐 채굴은 물론 최근 블록체인, 클라우드컴퓨팅 인공지능(AI) 칩 시장까지 눈독을 들이며 대대적인 체질전환에 시동도 건 상태다. 미래 산업 비교우위 확보는 물론 암호화폐 시장의 높은 변동성에 투자자의 우려가 크다는 점을 고려한 행보다.
AI 칩 시장에서의 입지 확보를 위해 세계 최대 PC 제조업체인 레노버(聯想)와 비슷한 전략을 구사 중으로 이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비트메인의 칩 매출은 143억 위안에 달했다.
한 투자자는 "과거 레노버의 모니터 출하량이 3년 만에 중국 5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공급사슬과 판매루트를 장악한 덕분"이라며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비트메인의 AI 칩 분야 전망도 기대할 만하다"며 전망을 낙관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세계 최초로 자체개발한 머신러닝가속 AI 칩(TPU)인 'Sophon BM1680'을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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