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신흥국 금융불안 지속 가능성…국내 영향은 제한적"

[자료=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은 신흥국 금융불안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으며, 중국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될 경우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26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7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4월 중순 이후 일부 신흥시장국을 중심으로 금융·외환시장의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며 "미 연준의 금리인상 가속화 가능성,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 우려에 따른 위험회피심리와 함께 해당국의 정치·경제적 취약성이 부각된 데 기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국가의 금융불안이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향후 취약 신흥시장국의 불안이 확산되고 중국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 등이 확대될 경우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한은은 "그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중국 금융시장도 주가와 위안화가 큰 폭 약세를 나타내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주목했다. 투자·소비 등 경제지표 부진에 따른 성장 둔화 우려, 미국과의 무역분쟁 심화 등을 중국 금융불안 배경으로 들었다.

한은은 신흥국의 금융불안도 우려했다. 아르헨티나, 터키,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기초 경제여건이 취약한 국가가 시장 불안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개별 국가 정치·사회적 불안정성도 시장 불안을 확대시키는 요인이라고 봤다.

신흥국 금융불안이 우리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까지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신흥시장국과 달리 한국은 양호한 기초경제여건을 바탕으로 높은 국가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고, 외국인 증권투자자금도 채권을 중심으로 순유입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흔들리는 신흥시장국들과 서로 노출이 크지 않아 국내 금융기관 건전성에 미칠 영향도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그러나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한국과 실물·금융거래 연계성이 높은 중국 금융시장의 불안이 확대되면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