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낮은 가격과 막대한 물량으로 시장을 장악하려는 과거 전략과 달리 기술력을 앞세운 프리미엄 전략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중국 현지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업계 대부분이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우면서 중국 시장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중국 남방일보(南方日報)는 “중국 모바일 시장에 한파가 불고 있다. 중국 시장을 장악하는 기업들의 프리미엄, 해외 시장 집중 전략이 현지 시장에는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오포(OPPO), 비보(Vivo),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대표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 집중하면서 국내 모바일 출하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제품군도 프리미엄 시장에만 몰려 ‘빈익빈 부익부’ 상황이 한층 심해졌다”고 지적했다.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모바일 출하량은 총 1억96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7.8%가 급감했다. 특히 신제품의 출하량이 뚜렷하게 감소했다. 상반기 출시된 최신 모바일은 총 397종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0%가 줄었다. 이 중 2G폰은 84종, 3G폰은 2종, 4G폰은 311종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에 나온 신형 휴대폰은 74종(2G폰 15종, 4G폰 59종)으로 작년 6월보다 23.7%가 줄었다.
신문은 “브랜드 인지도 강자의 세력이 막강하고, 약자는 한없이 약한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GFK가 최근 발표한 6월 스마트폰 판매량 보고서에 따르면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가 1~4위를 차지했다”며 “이들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시장 독점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와 애플은 현재 중국 스마트폰 시장 86.72%를 점유하고 있고, 중소 브랜드의 점유율은 15% 정도에 불과하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15억3000만대 중 중국산 제품은 38%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의 34%에서 4%포인트(p) 오른 것이다. 아울러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상위 12곳 중 9곳이 중국 업체로 절대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웨이가 지난해 1억5300만대 출하로 3위에 올랐다. 오포, 비포, 샤오미가 각각 1억1800만대, 9500만대, 9170만대로 4~6위를 기록했다. 레노보, ZTE, TCL, 지오니(Gionee), 쿨패드(Coolpad) 등은 8~12위 자리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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