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큰 변화는 없어요.”
정부가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를 선언한지 10일째를 맞았지만 국산차와 수입차 업체 직원들의 대답은 이같이 한결 같았다. 개별소비세가 낮아진 만큼 자동차 가격 또한 싸졌지만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기기엔 아직 역부족이란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9일 올해 12월까지 약 5개월 이상 동안 자동차 개별소비세를 기존 5%에서 3.5%로 1.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선 이번 개별소비세가 적용되면 3000만원가량의 차량을 살 때 약 50만원의 할인 혜택을 볼 수 있어 일시적인 판매 증가를 기대했다.
또 다른 국산 완성차 업체 B사 전시장에서 만난 직원은 “구매를 마음먹었던 기존 고객들 중에 개별소비세 인하 시기에 맞춰 구매 확정을 앞당기려는 분들이 늘어나긴 했다”면서도 “그렇다고 신규 구매자가 확 늘거나 하진 않았다”고 귀띔했다.
수입 완성차 업계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수입 완성차 업체 C사의 한 직원은 “우리도 아직 큰 변화는 없다”면서 “자동차 판매 가격 하락 분이 몇십만원대에 불과해 구매자 입장에서 크게 와 닿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 상황을 진단했다.
다른 수입 완성차 업체 D사의 직원도 “구매 문의만 늘어났다. 실제로 방문해 구입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개별소비세 인하 전과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판매업체뿐 아니라 구매자들도 개별소비세 인하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전시장에서 만난 고객은 “차 한 대를 사려면 수천만원이 드는데 고작 몇십만원 깎아준다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겠냐”면서 “주변에 보면 자동차 가격이 떨어진 걸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이 같은 현장 분위기와 달리 일각에서는 개별소비세 인하가 아직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았고, 사회 전체적으로 봤을 땐 내수 경기 활성화 효과를 낼 것이란 반론도 제기된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개별소비세 인하로 신규 승용차 판매량은 1만8000여대(1.45%) 늘었고 기업이윤은 594억원 증가했다. 소비자의 구매여력인 1인당 평균 잉여도 약 25만원 늘어났고, 월별 전체 소비자의 구매능력 증가액은 4조6000억원으로 추산됐다.
다만 개별소비세 인하가 차종에 무관하게 적용되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박상수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일괄적인 개별소비세 인하는 비싼 대형차 및 수입차 소비자들에게 더 높은 세금감면 혜택을 주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가격·연비·CO₂배출량 등에 따라 차등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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