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가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예산을 안 내주면 연방정부 폐쇄도 불사하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반이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는 2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이 장벽을 비롯한 국경보안에 찬성표를 주지 않으면, 나는 기꺼이 정부를 폐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로터리(이민 다양화를 위한 비자 추첨 제도)와 체포 후 석방(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밀입국자 정책) 제도 등을 폐기하고 실력에 기반한 이민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우리는 훌륭한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느슨한 이민 시스템의 고삐를 죄겠다는 말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의 이날 트위터 발언이 그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민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밀어붙이기로 결심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미국 의회는 오는 9월 30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 연방정부는 기능 일부가 마비되는 폐쇄(shut down) 사태에 처하게 된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 이미 올 1월과 2월 두 차례나 셧다운을 겪었다. 충격은 크지 않았지만 셧다운은 잠재적으로 미국의 국가 신용도를 낮추는 요인이 된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미국의 셧다운 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말 보고서에서 셧다운이 발생하면 같은 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매주 0.2%포인트씩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인 셧다운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신호탄이 된 리먼브러더스 붕괴 사태보다 더 큰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셧다운 감수 발언이 여당인 공화당 내부에서도 반발을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책임한 셧다운에 대한 비판 여론이 중간선거에서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공화당 소속으로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의장인 론 존슨 의원(위스콘신)은 이날 CBS 방송의 '페이스더네이션' 프로그램에서 "(셧다운은)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셧다운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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