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1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 등 경쟁국의 추격에 맞서 국내 기업 지원사격에 나서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우리나라를 글로벌 반도체 제조 허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30일 "차세대 반도체 기술 확보를 위해 대형 예산사업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 장관은 이날 SK하이닉스 이천공장 및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연이어 방문, "정부는 민간 투자가 적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애로를 적극 해소해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현장방문은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수출의 20% 이상을 담당하는 반도체 업계를 격려하고, 중국 등 경쟁국 추격 등 반도체 산업의 위협요인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반도체 산업은 지난해 단일품목 최초로 수출 100조원(약 979억 달러)을 돌파했고, 올해는 1250억 달러 수출이 예상된다. 특히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고성능 반도체의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중국의 '반도체 굴기' 등 경쟁국의 추격과 함께 메모리반도체 시장가격이 조정상태를 보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마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백 장관은 이 같은 위협에 대응하고, 글로벌 경쟁력 유지를 위해 지난 2월 발표한 ‘반도체산업 발전전략’을 차질없이 이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세계 1위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지켜낼 수 있도록 3가지 전략을 중심으로 반도체산업의 발전을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백 장관은 우선 "독보적 경쟁력을 갖춘 메모리반도체 분야 세계 1위 수성을 위해 미세화 한계에 도달한 D램, 낸드 등 기존 메모리반도체를 대체하는 차세대 소자와 소재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둘째 전략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시스템반도체를 육성하고, 팹리스 시스템온칩(SoC) 설계와 파운드리 기업의 제조공정 연계 강화를 통해 팹리스와 파운드리 산업이 함께 발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앞으로 10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자하는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내달 8일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또 31일 창업부터 성장까지 전 주기를 지원하는 '시스템반도체 설계 지원센터'를 개소한다.
백 장관은 "마지막으로 글로벌 반도체 소재·장비 기업의 생산라인 국내 유치 확대 등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제조 허브 국가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미국의 에어프로덕트 △네덜란드 ASML △미국 AMAT △일본 TEL 등 세계 유명 반도체 소재·장비 기업을 국내에 유치하기 위해 투자유치 지원제도를 개편하고, 입지·환경 규제개혁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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