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위챗의 샤오청쉬(小程序), 알리바바의 허마셴성(盒馬鮮生), 바이두의 아폴롱(Apolong)’
기자는 최근 1년 사이 ‘혁명’에 가까운 변화가 일어난 중국을 알게 됐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 중국에서 살았던 기자가 겪은 중국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1월 위챗이 출시한 샤오청쉬는 모바일 앱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이다. 위챗 한국어 버전에서 하단에 ‘검색’을 누르면 한국어로 ‘미니 프로그램’이라는 탭이 나오는데, 이것이 바로 샤오청쉬다. 한국에서는 활용이 잘 안 되고 있지만 중국 사용자에게는 ‘열풍’에 가까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위챗 내에서 필요한 앱을 구동시켜 앱을 따로 다운로드하지 않아도 되니 휴대폰 용량 절약이 가능하다. 앱 개발자에게도 유리하다. 운영체제와 상관없이 'HTML(hypertext markup language)5'만 개발하면 되고 앱 출시에 필요한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중국 친구의 스마트폰을 빌려 사용한 샤오청쉬는 정말 편리했다. 위챗 앱 하나로 게임을 할 수도 있고 쇼핑과 결제까지 가능했다. 기자의 스마트폰에 설치된 70여개의 앱이 무겁고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신선식품 전문 O2O 슈퍼마켓 허마셴성은 또 어떠한가. 무인카트가 소비자를 따라다니고, QR코드로 식품 정보 검색부터 결제까지 모든 것이 가능하다. 세계적 수준에 올라선 바이두의 자율주행버스 ‘아폴롱’도 마찬가지다. ‘미래의 일’이라고 여기던 대부분의 것들이 한국보다 중국에서 먼저 펼쳐지고 있다.
도대체 중국은 어떻게 10년도 되지 않은 시간 안에 이렇게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었을까. 기자는 중국의 기업문화도 이에 한몫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국 현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지인의 말에 따르면 중국 기업문화는 한국과 매우 다르다. 젊고 활기차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다. 회의 때마다 ‘지금 싸우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원과 팀장 혹은 부장 사이에 열띤 토론이 벌어진다.
지난해 만난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의 한국인 직원은 '중국도 야근이 잦냐'는 기자의 질문에 “야근은 잦지만 그에 대한 대가가 주어지는 것은 당연하고 매달 메겨지는 직원평가 제도로 자진해서 야근하는 경우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평가는 팀원 간의 평가다. 매달 15개의 항목별로 각자의 팀원을 평가해 제출하면 그 결과가 월급에 반영된다. 평가에 따라 월급이 달라지니 누구나 ‘최상의 성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많이 개선됐다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기업의 수직적 조직문화와 비효율적이고 후진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생각하니 부끄러웠다. 실제로 최근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가 중국인 구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이 한족 인재를 채용하려면 경직된 상하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결과도 나왔다.
한때 통통 튀는 아이디어와 새로움으로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었던 한국 기업이 다시 한번 창의력을 발휘하려면 구시대적인 기업문화를 빠르게 개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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