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높은 수준의 경제성장률, 저임금 등으로 이미 신흥국 최고 투자처로 부상했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싱가포르 투자자들이 베트남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것을 확인했다.
베트남 국영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는 HBSC 보고서를 인용해 “싱가포르 기업들이 베트남에 큰 관심을 보인다”며 “베트남은 아세안 회원국 가운데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에 이어 4번째로 많은 싱가포르 기업인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HSBC는 싱가포르 1036개 기업을 대상으로 해외 투자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설문 대상의 76%가 이미 베트남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에서 투자한 기업은 각각 87%, 81%, 80%인 것으로 집계됐다. 설문에 참여한 기업의 86%는 연간 매출액 7340만 달러(약 819억5844만원)와 직원 200명 미만의 중소기업(SME)이다.
보고서는 투자 기업의 수보다 투자 규모에 주목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싱가포르 기업의 베트남 투자액은 410억 달러를 넘어서 전년(24억1000만 달러)보다 무려 17배가 늘었다. 게다가 설문에 참여한 기업의 30%가 향후 2년 이내에 베트남에서의 사업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혀 싱가포르 기업의 베트남 투자액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무역진흥공사 자료에 따르면 싱가포르 투자자들은 한국, 일본에 이어 베트남에서 세 번째로 큰 투자자다. 올해 상반기 베트남은 200억 달러의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유치했다. 신규투자 건수는 1362개이고, 기존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를 포함하면 총 1869개의 FDI 사업이 진행된다. 국가별로 일본이 64억7000만 달러를 투자해 1위 자리에 올랐고, 한국과 싱가포르가 각각 50억6000만 달러, 23억3000만 달러로 2~3위를 기록했다.
HSBC 설문에 참여한 싱가포르 투자자들은 ‘베트남 소비시장의 성장’을 베트남에 투자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즉 6%대의 높은 경제성장률과 더불어 소비자의 잠재적 수요가 싱가포르 투자자들에게 매력 요소로 작용한 것이다.
올해 1분기 베트남 소비자신뢰지수(CCI)는 124포인트(p)로 전년 동기 대비 9p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CCI는 체감 경기에 대한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한 지표로 제조업 호황과 함께 베트남 경제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분류된다.
오는 2020년까지 베트남에서 월평균 소득 714달러 이상의 인구가 전체의 3분의 1, 3300만명 수준에 달할 것이라는 컨설팅회사 BCG의 전망도 베트남 소비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가늠하게 한다.
이와 더불어 전반적인 투자 환경, 낮은 사업비용, 관계 형성의 편의성, 외국인 투자 규정 등이 베트남 투자의 장점으로 분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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