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비난하는 중국의 목소리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정부 고위급 관계자들은 공식석상에서 미국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것.
장즈강(張志剛) 중국 전 상무부 부부장은 26일 열린 군∙민산업원구발전회의에서 “최근 글로벌 경제가 여러 위협에 직면하고 있지만 자유무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제의 추세는 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이 30일 보도했다.
그는 “우리는 과거 ‘보호 무역주의’로 인해 쓰라린 교훈을 얻은 바 있다”며 두 가지 사례를 언급했다.
첫째는 1930년대 발효됐던 미국의 스무트 홀리 관세법이다. 이는 당시 미국 공화당 소속 리드 스무트 의원과 윌리스 홀리 의원이 미국 산업보호를 위해 주도한 법안으로, 2만여개의 수입품에 평균 59%, 최고 40% 관세를 부과토록 한 것이다. 해당 법안은 경제대공황을 더욱 심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 전 부부장은 “스무트 홀리 관세법으로 미국과 전 세계의 경제 대공황이 더욱 심각해졌음을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는 미국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1980년대 일본과 미국의 무역 마찰을 예로 들었다.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일본의 반도체와 컴퓨터, 텔레비전의 수입을 줄이기 위해 관세를 높이는 등의 정책을 펼치다 1985년 플라자 합의를 진행했다. 합의의 주된 내용은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의 평가절상을 유도해 달러 강세 현상을 시정하는 것이지만, 내면에는 미국이 달러를 평가절하해 자국 수출 경쟁력을 높이려는 의도가 숨어 있었다.
합의 후 엔화는 일주일만에 8% 평가절상됐고, 합의 직전 달러당 240엔이었던 엔화는 3년후인 88년 120엔대까지 평가절상돼 100% 상승했다. 일본은 경제불황으로 이른바 ‘잃어버린 20년’을 겪었다.
이처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는 미국과 중국은 물론 다른 나라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장 전 부부장은 비판했다. 그는 “미국은 자국의 안보를 앞세워 전 세계에 전쟁을 선포한 뒤 다른 중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과 싸움을 유발하고 있다”며 “그들의 주장은 경제 논리와도 전혀 맞지 않으며 자유무역주의의 후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장 전 부부장은 “잠재력이 무한한 ‘중국의 시장’이 없다면 ‘미국 우선주의’도 욕심일 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시진핑 주석도 25일(현지시각) 열린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에 참석해 "무역전쟁은 승자가 없을 것이기 때문에 배격돼야 한다", "보호무역주의와 일방주의의 강화는 신흥시장에서 직접 영향을 주고 있다"는 등 잇달아 미국 보호무역주의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중국 경제일보(經濟日報)는 29일 ‘보호무역주의 반대를 향한 깃발을 올렸다’는 제하의 사평에서 “중국이 브릭스 정상회담을 통해 브릭스 국가의 보호무역주의 반대를 분명히 하고 다자무역체제를 위한 협력에 앞장섰다”며 “시 주석도 이번 정상회의에서 일방주의와 보호주의가 다자간 무역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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