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과 미국이 주도하던 종전선언 논의에 중국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양제츠(楊洁篪)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이달 중순 한국을 방문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30일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최근 양제츠 정치국원이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과 함께 방한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한 목적은 언급하지 않았다.
양제츠의 방한 시기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수행해 중동·아프리카 순방(19~29일)을 떠나기 전인 이달 중순으로 추정된다.
국무위원과 외교부장(장관)을 지낸 고위급 외교 당국자가 비공개로 한국을 찾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올해 내로 종전선언을 하는 것이 목표"라며 "조기에 할 수 있도록 주변국과 협의해 왔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종전선언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중국도 한반도 문제에서 같이 협력해야 할 중요한 상대국"이라고 언급했다.
양제츠의 방한과 강 장관의 발언을 종합해 볼 때 남북과 미국 간에 추진되던 한반도 종전선언에 중국이 참여하는 문제가 심도있게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소식통은 "종전선언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확인하는 정치적 선언"이라며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법적 장치인 평화협정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종전선언에 관심이 없는 듯 굴었던 중국의 입장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다음달 초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도 관련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포럼에 참석하는 강 장관은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참석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한편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는 이날 베이징 특파원단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달 북·미 정상회담 개최 후 관련국 간에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 구축이 논의되고 있다"며 "중국이 한반도 문제 해결 과정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할 수 있도록 전략적 소통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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