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송영길(56)·김진표(71)·이해찬(66) 의원(기호순)은 30일 이재명 경기지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면서 친문 표심에 대한 기싸움을 심화하고 있다.
이 지사의 이른바 '조폭 유착' 의혹은 전날(29일) 돌연 당권 레이스의 화두로 던져졌고, 세 후보가 이에 대한 각기 다른 입장을 표명하면서 당내 논란이 점화되는 모양새다.
김 의원은 이 지사 논란과 관련해 서영교 민주당 의원의 사례를 언급하며 "본인이 결단해서 풀어야 한다"면서 사실상 탈당을 촉구했다.
김 의원의 해당 발언을 두고 당 안팎에선 경쟁자인 이 의원을 의식한 데 따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지사 측이 이 의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 지사를 비판해 '반(反)이재명' 정서를 자극, 친문 지지층의 표심을 확보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해석이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cpbc 라디오에서 "김진표 의원은 (이 지사 탈당을 압박하는) 그 발언이 친문 핵심 지지자들의 표를 끌어당길 수 있는, 그들이 원하고 좋아하는 발언이라는 계산을 나름대로 하셨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반면, 송 의원과 이 의원은 이 지사에 대한 직접적인 탈당 요구에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송 의원은 이날 언론에 보낸 메시지에서 "당내 경선에서 이 문제를 정치적 필요에 따라 쟁점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탈당 여부보다는 사법처리가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당대표가 된다면 수사결과를 지켜보고 당 차원에서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송 의원은 기자들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 김 의원의 탈당 촉구 발언과 관련해 "당내 문제로 이전투구하는 모습을 국민이 안 좋게 볼 것"이라면서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라고 하시던 분이 당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성급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철저히 규명하고 수사한 후에 원칙적인 대응을 하는 게 맞다"면서, 집권여당인 만큼 검찰 수사에 대한 신뢰를 보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이 지사가) 법적인 문제가 없더라도 도덕적인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윤리위원회에 회부해 조사하겠다"면서 "아울러 당내 윤리심판원 및 공천 프로세스 과정의 검증 절차를 재정비하고 예비후보자 자격 심사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전당대회와는 관련이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 의원 측 관계자 역시 "이 지사 본인이 부인하고 조사가 이뤄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법적·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게 이 의원의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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