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 경신 행진이 6개 분기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올해 2분기에도 반도체 부문이 호실적 냈지만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실적 경신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58조4800억원, 영업이익 14조8700억원을 달성했다고 31일 밝혔다.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은 3.44%, 영업이익은 4.94% 감소한 수치다.
◆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의 실적 악화 영향
올해 2분기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 부문은 매출 24조원, 영업이익 2조6700조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무려 1조3000억원이 줄어든 것이다.
삼성전자는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 시장의 수요가 정체된 상황에서 목표 대비 '갤럭시S9 시리즈(S9, S9+)' 판매가 부진했고 마케팅비가 증가하면서 실적이 하락했다"며 "네트워크에서는 주요 해외 거래선의 LTE 증설투자 확대로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갤럭시S9의 2분기 판매량 예상치가 800만대 수준이고 올해 전체 판매량도 2천800만대 선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된다면 갤럭시S9의 올해 예상 판매량은 2012년에 출시된 갤럭시S3 이후 첫해 판매량으로 가장 적은 규모가 되는 것이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올해 2분기 매출 5조6700억원, 영업이익 1400조원을 내며, 실적 하락에 영향을 줬다. 이 부문의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 1조7100억보다 무려 10배 넘게 축소된 것이다. LCD(액정표시장치)의 업황 악화와 플렉시블 제품 수요 약세 등이 실적 하락을 이끈 것으로 평가된다.
◆반도체·소비자가전 실적 하락 ‘저지선’ 역할
반면에 반도체와 CE(소비자가전) 부문은 호실적을 내며, 실적 하락의 저지선 역할을 했다.
특히 올해 2분기 반도체 사업은 매출 21조9900억원, 영업이익은 11조6100억원을 달성하며, 또다시 신기록을 경신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였던 지난 1분기(매출 20조7800억원, 영업이익 11조5500억원)을 다시 갈아치운 것이다. 영업이익률의 경우 직전 분기보다 2.8%포인트 떨어졌지만, 여전히 50%대를(52.8%) 유지했다.
메모리 시장은 계절적 비수기와 스마트폰 시장의 약세에도 데이터센터용 서버를 중심으로 전반적으로 견조한 수요 증가세를 이어간 덕분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용량 서버용 D램 등 탄력적인 물량 운영과 공급 확대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며 “낸드의 경우 경기도 평택에서 생산하는 64단 3D V낸드의 안정적 공급을 바탕으로 신규 모바일 모델 등의 수요 대응에 주력해 호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CE(소비자가전) 부문도 매출 10조4000억원, 영업이익 5100억원을 달성하며, 실적에 힘을 보탰다. 월드컵 등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특수 속에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호조가 한몫했다. CE 부문은 지난해 같은 기간 3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바 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시설투자는 8조원의 시설투자를 집행했다고 밝혔다. 사업별로는 반도체 6조1000억원, 디스플레이 1조1000억원 수준이다. 상반기 누계로는 반도체 13조3000억원, 디스플레이 1조9000억원 등 총 16.6조원이 집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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