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왜 거기에?" 가정집 무단 침입한 길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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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8-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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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길생활을 하는 고양이들에게 유난히 더운 올여름은 겨울만큼이나 힘든 계절일 것이다.

30도를 웃도는 폭염에도 태양을 피할만한 곳조차 마땅치 않은 길고양이들은 내리쬐는 햇볕을 그대로 맞으며 타들어가는 듯한 아스팔트 위를 위태롭게 걷는다.

이렇게 살인적인 더위를 견디다 못해 가정집에 무단 침입한 길고양이가 있어 안타까움과 함께 그 뻔뻔한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30일 외출 후 집에 들어온 라연 씨는 깜짝 놀랄 만한 장면과 맞닥뜨렸다.

집에 웬 고양이 한 마리가 들어와 원래 제집인 듯 편한 자세로 누워 있었던 것이다.

"어서 와~ 이런 길냥이는 처음이지?"

'우리 집엔 고양이가 없는데…….'

낯선 광경 앞에 당황한 라연 씨는 어찌 된 영문인지 알아보기 위해 무단 침입한 침입자를 찬찬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분명 자신의 집 고양이는 아니지만 낯이 익었다. 알고 보니 이 녀석은 라연 씨가 올 5월부터 밥을 챙겨주고 있는 길고양이였다.

물론 반가운 마음이 들었지만, 반가운 건 반가운 거고, 이 녀석이 집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궁금해졌는데.

사실 녀석은 과거에도 라연 씨네 집에 무단 침입을 한 적이 있는, '전과 있는' 고양이다.

냥민수曰 : "이렇게 하면 집을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처음에는 몰래 들어온 녀석 때문에 너무 놀라 자신도 모르게 소리까지 질렀다는 라연 씨.

하지만 그 이후로는 언제 또 녀석이 집에 방문해 주려나 애타게 기다리는 입장이 됐다.

함께 사는 가족들이 집안까지는 들이지 말라고 해서 녀석이 집을 방문하는 건 둘만의 비밀이라는데.

그런데 약 한 달 전쯤 현관 방충망을 설치한 라연 씨네 집.

"이런 내 맘 모르고 너무해 너무해~T.T"

녀석의 무단 침입은 그렇게 방충망에 의해 가로막히고 말았다.

그러니 녀석이 방충망을 좋아할 리 만무한데.

녀석은 방충망 밑에 작은 틈 사이로 자꾸 콧구멍을 들이밀며 나름의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집사야, 잠깐만 이것 좀 열어봐라옹~!"

그 모습이 안쓰러웠던 라연 씨는 "사실 가족들 몰래 방충망을 살짝 올려서 몰래 들어오게 해준 적이 몇 번 있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렇게 라연 씨와 길냥이는 가끔씩 비밀스러운 만남을 이어왔던 것이다.

그런데 눈치껏 라연 씨가 있을 때만 집을 찾던 녀석이 라연 씨도 없고 분명히 방충망도 설치된 집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의아하기만 한데.

"손만 넣고 자겠다옹~!"

라연 씨는 "방충망을 제대로 닫지 않고 나갔더니 그 사이로 들어온 것 같다"며 "아무래도 날이 너무 덥다 보니 잠시라도 더위를 피할 곳을 찾아다닌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키우는 동물은 없지만 길냥이를 내 고양이처럼 키우고 있다"는 라연 씨.

얼마나 날이 더웠으면 자신이 없을 때 몰래 집으로 들어올 생각을 했을까 싶어 녀석이 그렇게 안쓰러울 수가 없었다는데.

"내 집 같은 편안함~ 집사네 장판!"

그런 라연 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녀석은 바닥에 편히 누워 그루밍도 하고 낮잠까지 잔 후 다시 집을 나갔다.

잠시였지만 쉼터를 마련해준 라연 씨에게 골골송까지 선물한 뒤 말이다.

라연 씨는 "우리 집이 시원하지 않은 것 같아 미안했다"며"길냥이들이 더위를 잘 견디고 무사히 여름을 났으면 좋겠다"는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집사가 주는 사료는 세젤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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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기자 ksy61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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