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고금리 장사로 지나치게 배를 불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심지어 은행보다 더 많은 잇속을 챙기고 있다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저축은행들은 전형적인 '통계 오류'라고 지적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저축은행의 가계신용 대출금리 운용실태 및 향후 감독방향'에 따르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평균 1.7%, 저축은행은 6.8%다. 저축은행이 은행보다 4배 높다.
NIM에서 대손충당금을 제외하면 저축은행이 4.0%로 은행(1.5%)에 비해 2.5%포인트 높다. 금융회사들은 나중에 돈을 되돌려 받지 못할 상황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는다. 저축은행들은 지난해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으라는 당국의 권유에 따라 적립을 확대했다. 다행히 지난해 연체율이 낮았고, 이는 모두 순이익으로 반영됐다.
저축은행들은 차주 신용도 차이를 고려할 때 NIM 수준이 높지 않다는 주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순이자마진이 지나치게 높은 게 아니라 은행이 예대마진에 기초한 손쉬운 영업을 하면서도 고연봉 직원들을 데리고 낮은 생산성을 내는 것"이라며 "당국이 은행과 저축은행의 특성을 무시하고 단순하게 수치를 비교한 것은 '저축은행은 은행보다 이익을 많이 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축은행이 흑자로 돌아선 건 3년도 안 된다. 2007년 3367억원 흑자를 기록했던 저축은행은 점차 실적이 줄면서 2010년 적자를 냈다. 2011년엔 저축은행 사태를 거치면서 부실 저축은행이 정리된 뒤 2015년에서야 흑자로 돌아섰다. 2007년 이후 7년 만이다. 이후 저축은행업권은 당기순이익을 확대하며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저축은행 79개사가 평균 132억원의 순이익을 낸 셈이다.
이에 반해 은행은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은행 역시 이자 장사로 배를 불리는 건 마찬가지다. 시중은행의 이자이익은 2조원대 수준이다.
똑같은 이자 장사를 하더라도 은행과 저축은행엔 차이가 있다. 은행은 신용등급 1~3등급의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낮은 금리의 대출을 해준다. 반면 저축은행은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는 4~10등급의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영업한다. 대출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은행보다 대출금리가 높다. 또 은행은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담보가 확실하기 때문에 더 낮은 금리를 제공한다.
아울러 금감원은 저축은행의 수익성 지표가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하는 총자산이익률(ROA)은 저축은행이 평균 1.4%로 은행(0.7%) 대비 2배 높고, 자기자본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저축은행이 12.5%로 은행(9.6%) 대비 2.9%포인트 높았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거래고객의 신용도가 다르기 때문에 은행과 저축은행을 비교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ROA와 ROE가 대출금리로만 결정되는 것도 아닌데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ROE에 후순위 채권이 모두 빠져서 지나치게 높게 나왔다"며 "대손충당금뿐 아니라 원가와 비용까지 모두 고려해서 NIM을 판단해야 하는데 자료엔 빠져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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