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많은 이들에게 비난이 쏟아졌고, 그렇게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이후 약 2년 만에 대중앞에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용기를 냈다. 가수 서인영 이야기다.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리바다 사옥 4층 라운지에서는 가수 서인영의 새 싱글 ‘눈을 감아요’ 발매 기념 인터뷰가 진행됐다. 2년 만에 발표한 신곡이다.
먼저 2년만의 공백기 동안의 근황에 대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서인영은 “어떻게 지냈냐는 질문이 부담스럽긴 하다”면서도 “잘 지냈다. 여러 의미가 있지만 ‘슈가맨’ 때 이야기 했던 것처럼 18살 때부터 앞만 보고 달려왔었는데, 그동안 제 자신에 대해서 뒤도 돌아볼 시간이 주어졌고, 온전히 저를 위한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이어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싶었다. 그러다 1년 동안 똑같은 생각을 하게 됐다. 그동안 제가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비쳐졌고, 제 주변 사람에게 표현이 부족하진 않았는지 반성도 하고 여러 생각도 많이 했다. 몸은 가만히 있고 머릿속만 계속 돌았던 것 같다”고 공백기 때의 상황을 되새겼다.
그는 “(공백기가) 굉장히 귀한 시간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 시간으로 인해 더 좋은 길을 열어줄 수 있겠다 싶었다. 이제 서른 다섯이다. 결코 어리지 않다. 예전엔 제 마음과 다르게 남한테 피해 안 주고 나만 잘하면 되지라는 생각이었는데 이젠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표현도 해주면서 살아야겠단 생각이 들었다”며 “계속 성장통을 겪고 있다. 이제 마무리 단계이긴 한데 조금씩 경험을 하고 있다. 이런 적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더 깊어진 것 같다. 살면서 겪을 여러 가지 일에 대해 준비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공백기간 동안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다는 서인영은 자신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서인영은 “제 일반인 친구들이 다 외국으로 시집을 갔다. 그 친구들이 이번에 한국에 왔는데 되게 많이 바뀌었다고 하더라. 어떻게 바뀐지는 모르겠는데 좋은 쪽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공인으로서 미성숙해진 것 같다. 그러나 이미지를 위해서 좋게 포장을 하는 건 못하겠더라. 제가 말하는 것 때문에 상처를 받았던 분들에게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는 싶다”며 사과를 하기도 했다.
서인영의 신곡은 무더운 여름에 발매됐다. 보통 여름에는 발라드가 아닌 신나는 댄스곡이 사랑받는다. 하지만 서인영은 발라드 곡으로 컴백하게 됐다.
서인영은 “예전에도 더울 때 ‘헤어지자’를 내기도 했다”고 웃으며 “이번엔 계기가 있다. 어떤 경험을 하면 노래에 담고 싶어하지 않느냐. ‘헤어지자’보다는 좀 더 밝은 발라드지만 가사가 정말 좋다. 제가 쓰진 않았지만 세 번을 바꿨다. 제 마음처럼 이야기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발라드를 선택하게 됐다. 발라드는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 가사가 와닿았고 진정성을 갖고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 제 노래를 듣고 위로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 했다.
2년간의 공백기를 거치고 논란의 주인공이 되면서 느낀점이 많았다. 이는 고스란히 음악에 담겼다.
그는 “1년 넘는 시간 동안 생각을 많이 했다. 어떤 걸로 표현을 하기가 그렇지만 그게 오히려 노래를 부를 때는 감성적으로 나오는 것 같더라”면서 “이번엔 오히려 빠르게 준비했다. 빠르게 진행이 됐고 빠르게 끝났다. 2주만에 녹음을 하고 완성을 했다. 솔직한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다고 했지만 그렇지 못했었다. 버스킹을 하면서 느낀게 대중적인 곡으로 선택했고 가사에는 제가 공감할 수 있게 했다. 마음과 정신이 가는 대로 했다”고 했다.
컴백 시기에 대한 여론의 반응을 모르는 건 아니다. 서인영은 “사실 (컴백은) 언제가 적절한지 모르겠다. 논란이 있었고 제가 잘못한 부분은 잘못했고, 그걸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컴백시기를 노리고 계획적으로 한다고 해서 정답은 아니라 생각했다. 그저 좋은 노래를 들려드리고 목소리 들려드리고 싶었다”면서 “지금까지는 콘셉트가 짜여있었고 정신없이 많은 스케줄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었는데 이제 목소리를 많이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솔직한 감정을 전했다.
그간 논란들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물었지만, 억울한 점도 없지 않았다. 서인영은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이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을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사실 ‘쟤 성격에 왜 말을 안하지?’하는 생각을 하셨던 분들도 계셨다. 그때 들었던 생각은 하늘에서 내려준 뜻인가보다 싶었단 거다. 다른 사람의 이름을 거론하는 건 아닌 것 같았다”고 했다.
이어 “진심은 전해진다고 생각했다”고 잠시 머뭇거린 뒤 “그 일이 터진 후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셨던 게 ‘본인에게 사과하세요’였다. 사실 그게 맞다. 제작진 분들과 매니저는 저와 워낙 오래됐고 스탭분들도 저와 아무 문제가 없었다. 촬영이 끝난 다음에 통화를 했었다. (논란이 된 동영상이 나오게 된 경로는) 스탭 중에 한 명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저를 생각해주시느라 한 이야기라 생각한다. 그래서 너무 감사하기도 했다. (영상 속 당사자인) 작가 언니는 저와 친한 사이다. 우리에게는 솔직히 크게 다가오지 않았던 상황인데 영상을 눈으로 본 사람들에게는 큰일이 돼 버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퍼스트 클래스를 타야한다거나 하는 소문들은 정말 저도 모르는 이야기다. 그 전에 ‘진짜 사나이’에 촬영을 다녀왔고, 그 다음엔 ‘배틀트립’을 다녀왔다. 그땐 한국에 없을 정도로 스케줄이 많았다. 마지막이 ‘최고의 사랑’ 촬영이었는데 일을 하면서도 한 번도 어떤 일이 있었던 적도 없었다. 사실 이번에 마음이 아프긴 했다”며 “크라운제이 오빠와도 문제는 없다. 하지만 끝까지 오빠를 책임지지 못해서 너무 미안했다”고 속내를 전했다.
논란 이후 많은 안티팬들이 양성된 것도 사실이다. 서인영은 이 때문에 컴백을 앞두고 고민도 했었다. 그러나 서인영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는 “좀 길게 보고 싶다. 여기서 인생이 끝나는 것 아니지 않느냐. 그런 것만 너무 집중해서 살면 제 인생이 없어질 것 같다. 사람 일은 언제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는 일이지 않느냐”고 너스레를 떨면서 “연예인으로서의 삶만이 있는 건 아니다. 저 인간 서인영의 삶도 있다. 그러나 가수로서의 삶이 있기 때문에 안티팬에 대해 생각 안 할 수는 없다. 지금은 해명을 한다고 하더라도 제가 대중분들의 입장이 돼더라도 저를 욕하는 마음이 이해가 된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제 마음을 알아주시고 조금씩 한 분씩이라도 다가 와주신다면 감사할 것 같다. 지금은 바라는 게 많이 없다. 한참 전성기 때도 욕은 되게 많이 먹었었다. 그래도 제가 한 일에 대해서는 대가를 바라는 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서인영을 끝까지 믿어주고 기다려준 팬들의 응원도 있었다. 결국 그 힘이 서인영을 다시 일으켜준 셈이다.
그는 “사실 그게 너무 감사하다. 제가 컴맹인데 SNS를 하는 것도 팬 분들 때문에 했다. (자숙기간 동안은) 그런데 그것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믿고 기다려 주신게 신기하고 항상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그래도 제게 나쁜 사람이라고 말하는 이야기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은 없었다”며 스스로를 대변했다.
※ [AJU★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