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인민은행 "하반기 더 어렵다"…무역전쟁 맞춤형 정책 예고

하반기 업무회의 개최, "임무 무거워져"

취약층 보호·인프라 사업 지원에 '방점'

쓰촨성 부성장도 합류, 조직 확대 개편

이강 중국 인민은행장이 지난 1일 열린 하반기 업무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중국정부망]

중국 인민은행이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하반기 정책 운용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자인했다. 

공격적으로 유동성을 푸는 대신 중소기업 등 취약 계층에 대한 대출을 늘리고 재정 정책을 통해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지원을 강화하는 식으로 경기 둔화에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금융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수뇌부에 금융시장 전문가를 충원했다.

◆하반기, 中企 대출·인프라 지원에 주력

2일 중국정부망 등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전날 이강(易綱) 인민은행장과 궈수칭 당 위원회 서기 겸 부행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하반기 업무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최근 대내외 경제 환경이 복잡해졌다고 평가하며 "하반기 임무는 더 어렵고 무거워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인민폐 절하 압력이 높아지는 등 정책 운용 과정에서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회의는 하반기 주요 업무로 통화 정책 완화를 통한 안정적인 유동성 공급, 적극적인 리스크 해소 노력 등을 꼽았다.

지난달 31일 열린 공산당 중앙 정치국 회의에서 확정된 하반기 경제 운용 기조와 일치하는 내용이다.

다만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및 금융서비스 확대를 강조하며 경기 둔화 시 가장 큰 어려움을 겪을 계층을 위한 맞춤형 지원에 주력하기로 했다.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이라는 정책 지향점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시중 유동성을 무작정 늘리기 어려운 현실이 반영된 행보다.

실제 인민은행은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공개시장조작(인위적인 유동성 공급)을 자제하고 있다. 이날만 300억 위안(약 5조원)의 인민폐가 회수됐다.

하반기에도 완화적인 통화 정책은 유지되겠지만 시중에 공급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 집값을 끌어올리는 등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자금 흐름을 통제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인민은행은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둔화에 대응하고 내수를 진작하기 위해 인프라 사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밖에 회의에서는 금융시장 추가 개방과 인민폐 국제화, 금융시장 연구 역량 강화 방안도 논의됐다.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 1일 개최한 하반기 업무 회의 모습. [사진=중국정부망 ]

◆금융시장 전문가, 수뇌부 합류

이날 회의에서 눈길을 끈 것은 천위루(陳雨露)·판궁성(潘功勝)·판이페이(範一飛) 부행장과 류궈창(劉國强) 행장조리 외에 주허신(朱鶴新) 쓰촨성 부성장이 인민은행 당 위원회 위원으로 합류한 점이다.

이에 따라 위원 수는 이강 행장과 궈수칭 부행장을 포함해 총 7명으로 늘어났다.

주허신 신임 위원 저장성 출신으로 상하이 재경대를 졸업한 뒤 1993년부터 교통은행에서 근무하며 부행장까지 올랐다.

이후 2015년 중국은행으로 옮겨 부행장으로 재직하다가 2016년 쓰촨성 부성장에 임명됐다. 교통은행과 중국은행은 5대 국유 은행에 포함된다.

인민은행의 업무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판단하고 금융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를 충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기존 행장조리인 류궈창과 새로 합류한 주허신이 조만간 부행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행장 밑에 부행장만 6명을 두는 구조로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자오시쥔(趙錫軍) 인민대 교수는 SCMP에 "인민은행은 통화·환율 정책 외에도 금융시장 안정과 거시 건전성 규제까지 책임지게 됐다"며 "더 많은 인력과 자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