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지휘하는 고동진 무선사업부장(사장)의 세 번째 노트인 '갤럭시노트9' 공개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 사장은 오는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언팩행사에서 전작인 갤럭시노트7, 갤럭시노트8에 이어 '갤럭시노트9' 공개 프레젠테이션(발표)을 진행한다.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9으로 침체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압도적인 스펙으로 샤오미·화웨이 등 중국 업체의 추격을 따돌린다는 목표다.
◆ 혁신 이어온 갤노트 시리즈
갤럭시노트는 2011년 4인치형 화면이 주류를 이루던 스마트폰 시장에서 5인치 대형 스마트폰 시장을 개척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노트'라는 이름의 정체성대로 스마트폰에 직접 필기할 수 있는 'S펜'을 주무기로 내세웠다. 뛰어난 필압감과 필기 속도 등으로 마치 실제 펜을 사용하는 듯한 자연스러운 느낌을 살렸다. 삼성전자는 노트 시리즈를 통해 패블릿(phablet: 태블릿과 스마트폰의 합성어)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 사장의 취임 이후 데뷔작이라고 볼 수 있는 갤럭시노트7은 자사 스마트폰 최초로 '홍채인식' 기술과 방수·방진이 가능한 'S펜'을 탑재해 혁신을 꾀했다. 하지만 출시 이후 발화와 단종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며 이 같은 혁신은 빛이 바랬다. 당시 삼성전자의 IT·모바일(IM) 사업부는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로 내려앉는 등 위기를 맞았다.
이후 고 사장은 발화 사건에 따른 여파를 극복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갤럭시노트8을 지난해 선보였다. 갤럭시노트8은 '8포인트 배터리체크' 등 안전성 강화 설계를 적용했고, 삼성전자 자사 스마트폰 최초로 '듀얼카메라', 독자 AI 플랫폼 '빅스비'를 활용한 AI 기능 등을 대거 탑재해 반전을 꾀했다.
이 같은 노력 덕에 갤럭시노트8은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등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갤럭시노트8은 8.0%의 점유율로 갤럭시S8플러스(7.1%)와 갤럭시S8(5.6%)을 앞섰다.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7의 발화사태를 수습하고, 갤럭시노트8을 성공적으로 론칭하며 위기관리 능력과 리더십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 갤럭시노트9의 판매 역시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46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삼성의 또 다른 스마트폰 시리즈인 '갤럭시S9시리즈(S9, S9+)'의 판매도 저조했다. 이로 인해 올 2분기 삼성전자 IM부문의 영업이익은 2조원대로 주저앉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조600억원)보다 약 34% 감소한 수준이다.
여기에 화웨이, 샤오미 등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중국 업체의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올 2분기 애플을 누르고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2위에 오른 화웨이는 내년 말엔 세계 1위로 올라서겠다며 삼성과의 경쟁을 예고했다.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9을 전작보다 조기에 선보여 시장 분위기의 반전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15일 출시된 전작 갤럭시노트8보다 3주가량 앞당겨진 일정으로 신제품을 공개한다.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 출시에 앞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또 판매를 끌어올리기 위해 스마트폰의 성능도 한층 업그레이드한다. 갤럭시노트9에는 전작보다 무려 700㎃h 용량을 확대한 4000㎃h의 배터리가 탑재될 전망이다. 또 8기가바이트(GB) 램에 내장 메모리는 최대 512GB가 유력하다. 더욱 강력해진 S펜도 주요 포인트다. S펜에는 블루투스가 탑재돼 사용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노트9의 판매 목표를 전작보다 100만대 많은 1200만대가량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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