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제재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7일 0시 1분부터 적용된다. 지난 2016년 1월 이란 핵 합의(JCPOA)를 이행하면서 제재를 완화하거나 중단한 지 2년 7개월 만에 미국에 의한 제재가 다시 시작된 것이다.
이란 핵합의는 2015년 이란과 주요 6개국(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가 체결한 것이며, 이란은 핵 개발을 포기하고 6개국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앞서 미국 정부는 5월 8일 이란 핵합의를 탈퇴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이달 6일까지를 '90일 유예기간'으로 통보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부터 이란 핵 합의 파기를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복원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성명을 내고 이란 핵합의에 대해 "끔찍하고 일방적인 협정"이라고 비난하면서 이란이 핵 합의 뒤 벌어들인 돈이 중동의 갈등을 오히려 깊게 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란 정권이 위협과 불안정한 행동을 멈추고 세계경제에 통합되던지 경제적 고립의 길을 계속 가던지 둘 중 하나를 확실히 선택할 수 있게 해야한다면서 모든 국가들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 대이란 제재 재개 이후 이란과의 경제협력을 축소하지 않는 기업 등은 이후 심각한 결과를 받아들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7일부터 다시 시작되는 이란 제재는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이란과 거래하는 외국 기업에까지 모두 불이익을 주는 세컨더리보이콧 항목이 포함돼 있다. 게다가 이란 정부의 달러화 구매도 금지했으며, 이란 리알화와 국채 관련 활동도 제재하게 된다. 또 흑연·알루미늄·철·석탄 등 광물과 소프트웨어·자동차 거래도 제한되며, 이란의 주요 특산품인 카펫, 캐비어, 피스타치오 등도 수출이 금지된다.
11월초부터 제재는 더 강화해 이란의 석유제품 거래도 막히고 이란의 항만 운영·에너지·선박·조선 거래도 금지되며 이란 중앙은행과의 거래도 제재의 대상이 된다. 백악관은 "기존 제재명단에 포함된 개인을 비롯한 기업, 선박, 항공기 등 수백건도 다시 제재 대상에 오르게 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가 미국에 동조할 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유럽연합(EU)과 프랑스·독일·영국 3국은 미국의 제재 복원에 깊은 유감을 표하면서 이란과 합법적인 거래를 하는 EU 기업을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CNBC 등 외신은 전했다. 러시아와 중국도 이란 핵 합의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편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6일 밤 국영방송을 통해 7일부터 재개되는 미국의 대이란 경제·금융 제재에 국민이 단결해 맞서자고 호소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의 제재 복원에도 이란 경제가 악화하지 않을 뿐 아니라 유럽,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이란의 국익을 보장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민심을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이란의 정상회담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 제재를 하면서 동시에 대화를 하자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이며 무의미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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