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폭염도 이기고 에너지도 절약하는 즐거운 불편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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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승일 기자
입력 2018-08-0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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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종남 서울YWCA 회장

조종남 서울YWCA 회장[사진=서울YWCA]


올여름에는 예사롭지 않은 폭염으로 연일 최고 온도와 최대 피크 전력이 경신되고 있다. 가정에서는 전기료 걱정에 서민의 마음도 함께 타들어가고, 작열하는 태양에 아스러진 농작물로 농민의 시름도 깊다.

폭염이 특별재난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에너지 절약에 동참해 달라는 말을 꺼내기가 무색해지기도 한다.

서울YWCA는 수년 전부터 '즐거운 불편운동'을 전개하며, 에너지 절약을 위한 다양한 실천수칙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전하고 있다. '즐거운 불편운동'이란 건강한 지구를 위해 불편함을 즐거운 마음으로 감수하자는 시민주도형 캠페인이다.

물론 이 캠페인이 에너지 절약을 위해 단순히 전력을 아끼며 폭염을 감수하라는 것은 아니다. 가정에서, 회사에서, 우리가 사는 곳곳에서 아낄 수 있는 에너지가 상당하기 때문에 자연 및 이웃과 더불어 행복한 삶을 살자는 것이다.

이를테면 가정에서는 온도가 낮은 오전 시간 창문을 열어 시원한 공기를 유입하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낮 12시~3시에는 블라인드로 강한 햇빛을 차단하면 실내온도를 조금 낮출 수 있다.

일터인 사무실은 전기 절약을 더욱 놓치기 쉽다. 점심시간에는 사용하지 않는 모니터의 전원을 끄고, 퇴근 전 정수기 코드를 뽑아두는 것만으로도 전기 소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사용하지 않아도 새고 있는 전력이 있다. 전기제품은 전원이 꺼져 있어도 언제든지 켤 수 있도록 일정부분의 전기를 사용하는데, 이를 대기전력이라고 한다.

일반 가정이 한달 동안 사용하는 전기요금의 11%는 대기전력이다. 사용하지 않는 콘센트를 뽑는 것, 특히 외출 시 셋톱박스와 인터넷모뎀을 끄고 절전형 멀티탭으로 교체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서울YWCA가 위치한 명동거리는 관광명소답게 거리를 다니는 사람도 많고, 상점마다 손님을 부르는 손짓도 각양각색이다.

에너지 절약 계도 캠페인을 위해 명동거리로 나가 이런 상점을 지나다 보면 무더위 속에서도 빵빵하게 틀어놓은 에어컨 덕(?)인지 순간적인 냉기를 경험한다.

간혹 어떤 곳은 실내가 너무 추워 긴팔 옷을 입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는데, 지나치리만큼 온도를 낮춘 냉방 때문이다.

이에 서울YWCA는 한국에너지공단과 문 닫고 냉방 영업하는 상가를 독려하는 ‘에너지절약 착한 가게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문을 열고 냉방하는 경우, 문을 닫고 냉방할 때보다 약 2배의 전력이 더 소비된다. 여름철 적정 냉방온도인 26℃를 지키고, 영업시간 외 진열장과 간판 조명을 꺼둔다면 낭비되는 에너지를 잡을 수 있다.

실내 적정온도를 지키고 ‘문 닫고 냉·난방 영업’을 실천하는 착한 가게를 시민이 직접 찾아 제보하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하며 에너지를 절약하는 상가를 독려할 계획이다.

절약은 가장 효과적인 전력수급대응 방법이다. 계속해서 에너지를 낭비하고 더 많은 발전소를 건설해 전력을 생산해낼 것인가, 아니면 새고 있는 전력량을 조금씩 줄여 지속가능한 지구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인가.

우리의 미래를 위한 올바른 선택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할 때다. 먼 훗날 뒤돌아보았을 때, 우리가 남긴 환경에서 살아갈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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