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건축물로 이름을 알리고, 미국의 3대 도시로 꼽히는 시카고가 미국 내 ‘최악의 범죄도시’라는 불명예를 씻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 시카고 경찰국과 시카고대학 범죄연구소가 범죄예방센터를 설치했지만,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총격전과 폭력사태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주말 동안에는 각종 범죄행위로 7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해 국제사회에 충격을 줬다.
CNN 등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밤부터 6일 새벽 사이 시카고의 시내와 시 외곽에서는 여러 건의 총격 사건이 동시다발로 발생했다. 이번 총격 사건으로 총 12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폭스뉴스는 “4일 낮부터 5일 새벽까지 약 14시간 동안 총격전 등으로 4명이 사망했고, 40명이 다쳤다”고 전했고, CNN은 “총 66명이 총상을 입었고, 이 가운데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숨지거나 다친 사람의 3분의 1 이상이 10대 청소년이었다”고 지적했다.
CNN에 따르면 지난 주말 시카고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은 모두 33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특히 3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수십 명에게 총격을 가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또 주말 파티, 장례식장에서도 무차별 총격이 이뤄져 시카고 전체를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다.
프레드 월러 시카고 경찰국장은 “지난 주말 밤 시카고는 엄청난 폭력을 경험했다”며 “갱단원들이 휴가철에 몰린 인파를 방패막이 삼아 총격을 가하고 있다. 이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총격을 가한다는 말은 한다”고 밝혔다.
현재 시카고 내 13곳의 범죄예방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총격·살인 등의 범죄사건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시카고의 살인사건은 762건, 총격 사건은 3550건으로 최근 20년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총격 사건의 사망자 수는 연간 700명 이상으로 이는 시카고보다 인구가 많은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의 총격 사건 사망자 수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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