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중국 시장 재진출을 꾀하고 있다. 2010년 중국 당국 검열에 반발해 철수했지만, 최근 검색과 클라우드 등을 통해 중국 시장에 재진출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구글은 검열 정책을 사실상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결국 포기하지 못하고 재진출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은 구글이 중국 내 클라우드(Cloud·가상저장공간) 서비스 출시를 위해 텐센트와 랑차오 그룹 등 중국 기업 3곳과 협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인터넷 기반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중국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센터와 서버를 통해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구글은 중국 상하이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관련 구인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구글이 현지 업체와 협력해 클라우드 사업을 펼칠 경우, 중국에서 외국 법인이 클라우드 서비스 관련 특정 기술을 보유·운영할 수 없다는 규정을 피해갈 수 있게 된다.
지난 1일에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구글이 중국에서 모바일 검색이 가능한 앱을 만드는 ‘드래곤 플라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 정책에 맞춰 일부 검색 결과를 걸러내고 중국 당국이 제시하는 블랙리스트 단어를 차단하는 앱 기반 검색 엔진을 개발 중이다.
이 앱에서는 인권이나 민주주의, 종교, 천안문 사태 등의 검색어는 사용할 수 없으며, 이를 입력할 시에는 ‘법 규정을 위해 검색 결과가 삭제됐다’는 메시지를 받게 된다.
앞서 구글은 2000년 중국 시장에서 중국어 검색 엔진을 선보였으나, 중국 당국과 검열 등 문제로 충돌을 빚으면서 2010년 철수를 선언했다. 이후 구글은 검색 이외에도 유튜브와 이메일, 플레이스토어 등 대부분의 자사 서비스를 중국 내에서 정상적으로 제공하지 못해왔다.
그러나 최근 구글이 중국 당국의 검색 결과 검열을 수용하기로 하는 등 협조적인 태도로 전환, 중국 시장 재진출을 시도하면서 그 의도를 두고 물음표가 붙고 있다.
업계에서는 2010년 중국 시장 철수 이후 중국 IT 기업의 급성장을 지켜본 구글이 더 이상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클라우드 시장이지만, 구글의 철수 이후 알리바바 등이 장악하고 있다. 검색 역시 구글의 철수로 중국 토종 검색 엔진인 바이두가 현재 약 70%를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은 세계 최다 인터넷 사용자를 바탕으로 최근 5년 사이 IT 기술 수준 및 보급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면서 “구글로서는 더 이상 중국 시장을 방치할 경우, 최근 빠르게 영역을 넓히며 위협이 되고 있는 중국 IT 기업을 견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다시 중국 시장에 재진출 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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