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대형사로 꼽히는 제주항공과 진에어가 올해 상반기에도 급격한 성장을 거듭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항공사는 견조한 여객 증가세를 기반으로 하반기 유가와 환율 리스크를 딛고 성장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유가 급등에도 나란히 ‘반기 최대실적’
7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 6000억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매출을 거뒀다. 제주항공의 상반기 매출은 59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4%나 증가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33.9% 증가한 581억원으로 역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9.8%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제주항공이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공격적인 기단확대로 보유 항공기가 늘어나며 규모의 경제가 실현돼 고정비용이 분산됐고 적극적인 노선전략으로 항공기 가동률을 높였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다양한 부가사업을 시도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오는 10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진에어 역시 역대 상반기 최대실적을 올릴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진에어는 지난 1분기 279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제주항공을 바짝 추격했고 영업이익은 531억원을 거두며 제주항공을 뛰어넘었다.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는 진에어가 2분기에는 2303억원의 매출과 13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내다본다. 이 경우 진에어의 상반기 실적은 매출 5101억원, 영업이익 664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게 된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900억원, 영업이익은 180억원가량 늘어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진에어는 올해 1분기에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을 뛰어넘었다”며 “상반기 최대실적 기록 경신은 기정사실”이라고 말했다.
◆ 유가·환율 리스크도 하반기 성장 못 막아
LCC들의 성장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김진성 한국항공협회 항공산업정보실 연구원은 “하반기 원/달러 환율 및 국제유가 상승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중국노선 정상화와 많은 연휴,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이 긍정적”이라며 “LCC들의 신규항공기 도입 및 지방발 국제노선 확대 등으로 매출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반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상황에서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최대실적을 기록할 공산이 높다는 얘기다. 항공산업의 특성상 유가 상승과 원화 약세 등으로 영업이익률이 줄어들 가능성은 있지만 성장세를 막지는 못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영호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유가상승의 경우 전년대비 높은 유류할증료가 징수되고 있으며, 대형항공사(FSC)보다 탑승률이 높은 LCC는 비용 커버 비율도 높다”며 “원화약세 영향 역시 출국 수요의 구조적 성장으로 과거대비 상당부분 희석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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