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인공지능(AI)·5G·바이오·전장부품 등 4대 미래 성장사업을 통해 ‘새로운 100년’을 준비한다.
올해로 창립 80주년을 맞은 삼성은 스마트폰·디스플레이 등 기존 주력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삼성은 8일 AI·5G·바이오·반도체 중심 전장부품 등 4대 미래 성장사업 분야에만 향후 3년간 약 25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집행유예로 자유의 몸이 된 후 AI 강화 방안을 중점적으로 모색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삼성전자는 최근 AI 연구개발(R&D)을 위한 글로벌 5대 거점 구축 전략도 내놨다.
또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초 중국의 실리콘밸리 선전을 방문해 중국 1위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의 왕촨푸 회장, 통신장비 세계 1위 화웨이의 런정페이 회장 등 글로벌 기업인들과 만나 전장부품과 5G 사업에 대해 논의했다.
아울러 지난 6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첫 회동 자리에선 외국인 투자 등 바이오산업과 관련한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건의했다. 바이오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키우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다.
이 부회장이 AI·5G·바이오·전장부품 등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삼성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이자 향후 시장 성장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특히 AI의 경우 스마트폰과 가전 등 기존사업뿐만 아니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을 비롯한 미래 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AI 시장 규모는 지난해 124억 달러에서 2021년 522억 달러로 불과 3년 만에 4배 넘게 커질 전망이다.
문제는 미국의 AI 기술 수준을 100(2017년)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는 78.1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일본(83.0)뿐만 아니라 중국(81.9)에도 뒤처지는 수치다.
통신장비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어온 삼성은 5G 시대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초고주파 활용에 필요한 빔포밍(Beam-Forming), 멀티안테나(MIMO) 등 앞선 기술이 자신감의 근거다. 이 기술들은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3%로 5위를 기록했다. 1위는 중국 화웨이(28%)였고 스웨덴 에릭손(27%), 핀란드 노키아(23%), 중국 ZTE(13%) 등이 2~4위에 이름을 올렸다.
바이오 의약품도 삼성은 상당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1월 3공장 준공으로 총 36만2000L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규모를 갖춰 의약품 위탁생산(CMO) 분야 글로벌 1위에 올라섰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글로벌 1위를 노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 의약품 시장 규모는 향후 3년간 연평균 6% 성장해 2020년 1조 달러(약 1124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전장부품 분야에서도 삼성전자는 2016년 하만을 인수하며 업계 선두로 뛰어올랐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 규모는 2020년 3033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최근 몇 년간 아성을 구축했던 4대 주력제품이 모두 최근 글로벌 경쟁이 격화하는 부문”이라며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그래도 삼성이 파격적인 투자에 나선 만큼 새로운 시장에서도 저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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