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안전진단 받지 않은 BMW 차량, 운행 중지 명령 내릴 것"

8일 BMW 차량 화재 리콜 후속조치 긴급 브리핑 실시

BMW 차주들, 9일 BMW사 관계자들 대상 고소장 제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8일 경기 화성시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열린 BMW 차량 화재 리콜 후속조치에 대한 긴급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정부가 최근 불거진 BMW 차량 화재 사고와 관련,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차량에 대해 운행중지 명령 발동 방안을 검토한다.

또 향후 큰 불편이 예상되는 BMW 차주들은 BMW사(社)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고소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8일 경기 화성시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BMW 차량 화재 리콜 후속조치에 대한 긴급 브리핑을 실시하고 이같이 밝혔다.

김현미 장관은 "정부는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차량과, 안전진단 결과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 차량에 대해 운행중지 명령을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리콜대상 BMW 차량 소유주들이 본인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미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터널, 주유소, 주차장 등 공공장소에서의 예기치 못한 차량 화재는,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BMW 차량 소유주들에게 이달 14일까지 긴급안전진단을 빠짐없이 받을 것을 권고했다. 김 장관은 "안전진단을 받기 전에는 운행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한다"며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차량과 안전진단 결과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 차량에 대해서는 구입과 매매를 자제해 주길 당부한다"고 했다.

그는 많은 전문가 참여를 통해 조사 기간을 단축시켜 최대한 올해 안에 화재 조사를 마치겠다고 다짐했다.

김 장관은 "정부는 화재발생에 대해 제기된 모든 원인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할 계획"이라며 "또 BMW사의 자료 제출에만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실험과 조사를 병행하겠다. 조사 과정에서 사고 원인으로 추정되는 부분이 추가로 발견된다면 즉시 강제 리콜을 명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BMW사는 엔진 결함의 위험성을 지난 2016년부터 알고 있었는데도 이를 은폐했다는 의혹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며 "유독 한국에서만 빈번히 차량 화재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납득할 만한 답을 내야 한다"고 질타했다.

또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자료 제출 문제를 놓고 정부와 엇갈린 주장을 하며 시간을 끄는 모습은 온당치 않다"며 BMW사 측에 "관련 자료를 내실 있게 제출해달라"고 엄중 촉구했다.

김 장관은 이번 차량 화재사건을 계기로 여러 제도적 미비점이 드러났다며 "정부는 사고처리 과정을 촘촘하게 재정비하고, 소비자의 권리가 안전과 직결된다는 관점에서 관련 법과 제도를 종합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제도 개선 일환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실효성있게 강화하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해 적극 추진하겠다"며 "또 늑장 리콜이나 고의로 결함 사실을 은폐·축소하는 제작사는 다시 발을 붙이지 못할 정도의 엄중한 처벌을 받도록 제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BMW 차주들은 차량 결함 은폐 의혹을 제기하며 BMW사 관계자들을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소한다는 방침이다.

법무법인 바른이 만든 'BMW 피해자 모임' 회원 20여명은 9일 오전 11시 서울 중부경찰서에서 BMW 결함은폐 의혹 수사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자동차 제작자가 결함 리콜 의무를 위반해 결함을 은폐한 경우나 이를 알고도 시정 조치를 미룬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