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던 유통 이야기, 리테일 디테일 (58)]긴장될 때 먹는 ‘우황청심원’ 효과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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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
입력 2018-08-10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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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흔히 긴장되는 상황에 닥치게 되면 ‘우황청심원’을 떠올리게 되는 경우가 적잖다. 우황청심원이 긴장감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다. 때문에 우황청심원은 TV에서 방영되는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에서도 곧잘 등장한다. 면접을 앞두고 있거나 공포감을 주는 장소에 들어가야 하는 장면은 대표적인 예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위화감 없이 지켜볼 만큼 익숙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황청심원은 실제로 긴장감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까? 답부터 말하자면 사실상 근거가 없다. 사회 전반에 알려진 것처럼, 우황청심원을 복용한다고 해서 긴장감을 극복하는 데 반드시 도움이 된다는 것은 아니란 얘기다.

우황청심원은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는 광동제약 등 다수 제약사가 우황청심원을 허가받았으며, 상당수 제품은 뇌졸중(전신불수, 수족불수, 언어장애, 혼수, 정신혼미, 안면신경마비), 고혈압, 두근거림, 정신불안, 급·만성경풍, 자율신경실조증, 인사불성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홍보한다.

이 중에는 두근거림이나 정신불안 등 다소 긴장감과 연관돼 보이는 증상이 있다. 일부 한의원에서는 우황청심원에 대해 면접·시험 등에 도움이 된다고 적극 홍보하기도 한다.

그러나 몇몇 전문가는 이러한 활용에 의문과 우려를 제기한다. 긴장으로 인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작정 우황청심원을 복용하기보다 전문가 진단을 통해 적절한 처방과 진료를 받는 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가정의학 박사인 명승권 국립암센터 교수는 한 방송에서 수능생의 우황청심원 복용과 긴장감·불안 해소에는 어떠한 현대의학적 근거가 없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충분한 임상결과가 아직까지 부족하다는 것이 이유다.

사람마다 반응이 다르다는 것도 변수다. 일부는 실제로 심신 안정과 함께 긴장감 완화를 겪기도 하지만, 긴장감 완화가 단순히 약 복용으로 인한 심리적 효과(플라시보)에 지나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또 긴장감 완화는커녕 예상치 못한 부작용(발진·가려움·식욕부진·설사 등)으로 곤란해지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허가사항에서도 고혈압 환자, 심장애·신장애 환자, 고령자 등은 복용 전 의사 등과 상의하도록 돼있다. 

본래 한의학에 따르면, 우황청심원은 뇌질환, 중풍성질환, 심장성질환 등에 대한 구급약으로 사용된다. 때문에 한의학 3대 명약 중 하나로 불리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로 한의학 전문의 사이에선 우황청심원에 대해 누구나 아무 때나 먹어도 되는 건강식품이 아니라는 지적과 일반의약품으로 분류해선 안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특히 온라인 상에선 두통과 복통 완화, 스트레스 해소 효과까지 있는 상비약이나 수능 전 필수약으로도 홍보되고 있지만, 이는 다소 과장된 표현이다.

건강한 일반인이라면 일시적인 긴장감 해소가 필요할 때 ‘우황청심원’을 찾는 것에 문제가 없다. 실제로 효과를 느낀다면 그만이다. 그러나 수시로 긴장감을 느끼거나, 이미 다른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라면 긴장감 해소를 위한 다른 방안을 찾아보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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