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찬 제주항공 부회장은 9일 기자와 만나 최근 항공업계에서 제기된 진에어 인수·합병(M&A)설에 대해 “전혀 계획이 없다”며 사실 무근이란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 2일 애경그룹 관계자는 “인수·합병 시장에 항공사 매물이 나오면 가격을 따져보고 인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항공업계에선 애경그룹 계열 항공사인 제주항공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면허 취소 위기에 놓인 진에어가 그 대상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분분했다.
◆ 제주항공+진에어=??
실제로 업계에선 저비용항공사(LCC) 1위 업체인 제주항공과 2위 업체인 진에어가 합쳐질 경우 시너지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제주항공이 단거리 항공을 고수하고 있고 진에어가 미국, 호주 등 장거리 노선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양사의 차별화 된 노선 전략이 효과를 발휘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다만, 일각에선 진에어의 장거리 노선 운행은 대한항공의 지원으로 가능했기 때문에 제주항공과의 합병이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진에어는 그동안 장거리 노선 운항에 복수 기종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정비 비효율성을 대한항공의 도움으로 해결해왔다.
진에어가 매물로 나오는 과정에서 한진그룹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부분도 제주항공으로선 부담이었다.
하지만 제주항공의 전체적인 경영 방향을 결정하는 안 부회장이 진에어 인수·합병을 공식 부인함으로써 양 사 간의 인수·합병설은 ‘찻 잔 속 태풍’으로 그칠 것으로 보인다.
◆ 실적 역대 최고 불구 "이제 시작"
안 부회장은 제주항공이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에 대해선 “아직 멀었다”면서 “이 정도 규모로는 글로벌 경쟁을 하기엔 힘들다”고 분발을 촉구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상반기 매출 5918억원을 기록, 지난해 상반기보다 26.4%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보다 33.9% 증가한 581억원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순이익에서도 전년보다 66.6% 늘어난 538억원을 기록해 2014년 3분기 이후 16분기 연속흑자를 실현했다.
안 부회장은 “이제 시작이라고 본다”며 “꾸준히 공격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해 하반기 또 한 번의 약진을 예고했다.
한편, 제주항공은 9월 1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에 지상 17층, 연면적 5만4000㎡, 294실 규모의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홍대’를 오픈한다. 제주항공의 첫 호텔로 단순한 여객수송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넘어서 연관 산업 진출 등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마련하는 데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안 부회장은 “LCC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한 경험으로 싸고 좋은 모델의 방향으로 이끌어 갈 예정”이라며 “자세한 부분은 이석주 대표이사 사장이 알아서 잘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홍대는 제주항공이 600억원을 투자했고, 구체적인 운영과 관리는 글로벌 호텔체인인 인터컨티넨탈 호텔그룹(IHG)이 담당할 예정이다.
안 부회장은 “호텔의 규모가 대표이사 사장을 둘 정도의 규모는 아니기 때문에 임원급 정도에서 담당하지 않을까 싶다”고 앞으로의 운영 방침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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