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의 유력 이코노미스트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더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은 올 들어 지난 3월과 6월에 이미 금리를 인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57명의 이코노미스트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88%가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더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고 보도했다. 현재 1.75~2.00%인 금리가 연말에는 2.25~2.50%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달 조사에서는 같은 전망을 내놓은 이가 84%에 그쳤다. 이번에 연내 두 차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더 높게 봤다는 말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 말에는 금리가 3%에 도달해 2020년까지 같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이 내년 이후에는 금리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준이 지난 3월과 6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경기확장세에 제동이 걸리지 않은 게 추가 금리인상 전망을 뒷받침한다. 미국 경제는 지난 2분기에 전 분기 대비 4.1%(연율 기준) 성장했다. 약 4년 만에 최고치다.
고용시장도 강력한 성장세를 뽐내고 있다. 노동력보다 일자리가 더 빨리 늘고 있을 정도다. 지난달 실업률은 3.9%. 5월에는 3.8%로 1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척도도 목표치인 2%에 거의 근접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이 이번 조사에서 제시한 올해 성장률은 평균 3%다. 지난달(2.9%)과 지난해 같은 달(2.4%) 전망치보다 높아졌다. 이들은 실업률이 내년 6월에는 5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3.6%까지 떨어질 것으로 봤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다만 무역전쟁, 재정부양 효과 퇴색, 단기금리 상승 등이 장기적인 성장세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우려했다.
WSJ는 연준 내부에서 올해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올릴지, 두 차례 더 인상할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8명은 연내 두 차례 이상의 추가 금리인상을 예상했지만, 7명은 한 차례 이하의 금리인상을 지지했다.
CME그룹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에서는 연내 두 차례 이상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약 68%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유력한 금리인상 시기로 9월과 12월을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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