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공주’ 김자영2이 무더위로 달궈진 제주의 푸른 그린을 얼렸다. 김자영은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둘째 날 맹타를 휘두르며 단독 선두에 오른 김자영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6년 만에 스트로크 플레이 대회 우승을 눈앞에 뒀다.
김자영은 11일 제주 오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샷 이글 1개와 버디 5개를 묶어 7언더파 65타를 쳤다. 중간합계 12언더파 132타를 기록한 김자영은 오지현을 1타 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
김자영은 지난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박인비를 꺾고 정상에 오르며 KLPGA 투어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스트로크 플레이 대회에서는 한동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마지막 우승이 6년 전 3승을 쓸어 담은 2012년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클래식이다.
김자영은 경기 시작부터 눈부신 샷 감을 뽐냈다. 10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김자영은 11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이 그대로 홀에 빨려 들어가 이글을 기록했다. 이후 탄력을 받았다. 13번 홀(파4)과 15번 홀(파5)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잡은 뒤 후반에 버디 3개를 몰아쳤다. 특히 6번 홀(파5)에서도 칩샷을 홀에 넣는 등 ‘되는 날’이었다.
이날 뿐 아니라 최근 김자영은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1~2라운드 보기를 하나도 적어내지 않았고, 아시아나항공 오픈 3라운드 13번 홀부터 이 대회 2라운드까지 3개 대회에서 무려 96개 홀 연속 ‘노보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김자영은 “노보기 플레이를 했다는 것은 샷과 퍼트 모두 잘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며 “오늘은 특히 웨지 샷이 좋았다. 샷 이글도 웨지로 잡았다. 전체적으로 파5 홀을 쉽게 플레이 할 수 있었고, 운도 많이 따라 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자영은 “우승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고, 상위권에 있는 자체로 만족한다”면서도 “요즘은 둘째 날까지 상위권, 우승권이라고 해서 우승할 수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마지막 라운드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최대한 열심히 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지현도 샷 이글과 버디 6개, 보기 2개로 6타를 줄이며 11언더파 단독 2위까지 올라섰다. 전날 잘 떨어지지 않던 퍼트가 더 정교해지면서 타수를 줄였다. 오지현은 “코스 대부분이 장타자에게 불리해 페어웨이에 안착한 티샷이 3개 밖에 안 되는 바람에 힘든 하루였다”며 “그래도 다행히 퍼트와 함께 특히 아이언 샷이 잘 됐다”고 말했다.
조윤지가 4타를 줄이며 9언더파 단독 3위에 오른 반면 박인비는 전날 정교하던 퍼트가 흔들리며 1타를 줄이는데 그쳐 8언더파 공동 4위로 밀렸다. 선두 김자영과 4타 차다. 박인비와 함께 최혜진, 류현지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우승 경쟁에 합류했다.
전날 단독 선두로 나섰던 서연정은 2오버파로 부진해 6언더파 공동 9위까지 떨어졌다. 미국 진출 이후 첫 고국 나들이에 나선 디펜딩 챔피언 고진영은 이날 1타를 줄이는데 그치며 4언더파 공동 15위에 머물러 사실상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이정은6는 첫날 이븐파 부진을 씻고 4언더파를 몰아쳐 고진영과 줄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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