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銀 "환율, 무역전쟁 도구 아냐"...환율개혁 3년, 위안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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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8-08-1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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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흥국 통화위기 속 중국 "환율, 무역전쟁 도구 아니다" 공개선언

  • 인민銀 "시장화 따른 환율 변동폭 확대, 충분한 유동성 유지" 강조

  • 8.11 환율개혁 3년, 수급상황 안정...시장화와 국제화 지속 추진

[사진=아주경제DB]


강(强)달러에 신흥국 통화시장이 난색을 표하는 상황에 미국과 무역전쟁까지 벌이고 있는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무기로 삼지 않겠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 이에 따라 위안화 추가 절하 공간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 한층 힘이 실렸다. 

관찰자망(觀察者網)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전날인 10일 저녁(현지시간) '2018년 2분기 중국 통화정책 집행보고서'를 발표하고 처음으로 "위안화 환율을 무역전쟁 등 외부 충격에 맞서기 위한 도구로 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민은행 통화정책 보고서는 지난 분기와의 표현 차이 등으로 다음 분기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이 주목한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환율 산정방식 조정으로 위안화가 크게 절하된지 3년을 맞는 시점인데다 최근 달러 강세로 신흥국 통화시장이 패닉을 겪는 상황에서 공개돼 특히 관심이 집중됐다. 

보고서는 "위안화 환율은 시장 유동성의 수급 상황이 결정한다"면서 "중국은 시장 메커니즘을 기본으로 하고 통화바스켓 기반으로 환율을 조정하는 관리변동환율제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시장화 개혁이 추진되면서 위안화 환율의 변동폭, 즉 탄력성이 커지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지난해와 올 1분기의 달러당 위안화의 대폭 절상, 2분기 이후의 절하흐름 등이 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점을 일단 강조한 것이다.

이와 함께 "외화보유액과 외국환평형기금을 통해 엿볼 수 있듯 인민은행의 상시적 외환시장 개입은 거의 중단됐다"고 지적하고 "중국은 경쟁적인 통화 절하에 나서지 않을 것이며 위안화 절하로 무역전쟁 등에 대응하지도 않겠다"고 밝혔다.  

올 4~7월 위안화의 달러대비 가치가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일각에서는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 대항카드로 위안화 절하를 용인하고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었다. 위안화 절하로 수출을 진작해 미국의 고율관세 부과 타격을 줄이려 한다는 주장이었다. 

보고서는 또 중국 환율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17년 들어 외화이동 흐름과 수급상황이 전반적으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시장 전망도 안정됐다는 설명이다. 최근 강달러 공포가 번지면서 다수 신흥국 통화가 크게 절하됐지만 위안화의 경우 2017년 달러대비 6.2% 절상, 올 1분기 3.9% 절상됐고 올 2분기 들어 5.0% 정도 절하된 수준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도 제시했다. 보고서는 "통화정책의 긴축·완화로 유동성 공급을 '적절히 조정'(1분기는 '관리')하겠지만 대량 유동성 주입으로 경기 진작에 나서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유동성을 합리적·충분한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말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1분기 보고서의  '합리적 안정'이라는 표현과 비교해 다소 완화로 기운 것이다. 

즉, 경기 상황을 고려해 유동성 고삐를 다소 풀겠지만 대대적인 통화 완화는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재차 전달한 것이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 등을 타깃으로 하는 '맞춤형 지급준비율' 추가 인하 전망에도 한층 무게가 실렸다. 

이 외에 금융 개혁개방·혁신, 금융서비스와 실물경제와의 연계, 금융 레버리지 축소 등을 시장 상황에 맞게 적절히, 그리고 '지속적'으로 추진해 금융 리스크를 통제할 것이라는 의지도 다시 다졌다. 

 

[출처=텐센트재경]



이번 보고서는 8.11 환율 개혁 3년을 앞두고 공개된 것이기도 하다고 텐센트재경이 11일 보도했다.

지난 2015년 8월 11일 인민은행은 성명을 통해 "위안화의 달러대비 기준환율의 시장화 정도와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환율선정 방식을 조정한다"고 밝히고 전날 환율 종가를 다음날 고시환율에 반영하기로 했다. 이는 환율 변동폭 확대와는 다른 방식의 접근으로 주목을 받았다. 

커진 중국 경기둔화 압력을 해소하기 위한 것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였다. 또, 미국 경기 회복과 연준의 테이퍼링, 미·중 금리 격차 감소 전망 등으로 누적되는 절하 압력을 한꺼번에 배출하기 위한 시도로도 풀이됐다. 

환율개혁 당일 위안화의 달러대비 가치가 2% 가량 절하되면서 시장은 충격에 휩싸였다. 하지만 겨울이 되면서 서서히 안정을 찾았다. 환율 전망 악화에 따른 위기도 있었지만 극복해 3년이 지난 최근 중국 환율 시장은 전체적으로 안정되고 등락폭은 확대됐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위안화의 하반기 전망도 낙관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시장은 인민은행이 절하 지속을 용인하지 않을 뜻을 재차 시사했고 달러 강세 지속 가능성도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위안화가 곧 절하 흐름을 멈추고 안정을 찾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도 위안화 환율 안정을 자신한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전 인민은행 총재(은행장)는 11일 '금융40인 포럼'에 참석해 "최근의 위안화 변동은 정상적으로 환율이 고정된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반드시 좋은 일이라고 볼 수 없다"며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위융딩(余永定) 중국사회과학원 학부위원은 포럼에서 "인민은행이 상시적으로 시장에 개입해서는 안된다"면서도 "최근 위안화의 달러당 환율이 7위안을 넘을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사실 7위안과 6.9위안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특정한 숫자에 시장이 비이성적으로 집착한다면 인민은행이 방법을 찾아 이성을 찾도록 해야 한다"며 개입 가능성을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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