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힘겨운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터키 쇼크'라는 추가 악재를 만났다.
터키 경제가 붕괴 조짐을 보이면서 주요 교역국인 중국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뜩이나 불안한 위안화 환율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인민은행의 시장 개입 가능성이 거론된다.
13일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항셍지수 등 중화권 증시가 1% 넘게 급락하며 새파랗게 질렸다.
미국과 터키의 관계 악화로 터키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는 등 경제·금융위기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확산한 탓이다.
미국은 터키산 철강·알루미늄에 기존의 2배에 달하는 관세를 매기기로 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터키 경제가 흔들리면 중요한 교역 파트너인 중국도 홍역을 치를 수 있다.
지난해 터키의 대중 수입액은 234억 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10%에 달했다. 중국은 터키의 최대 수입국이다. 반면 터키의 대중 수출액은 30억 달러에 불과해 중국이 거둔 무역흑자는 200억 달러를 넘는다.
중국은 터키에 전자제품과 섬유, 석유화학제품 등을 수출하고 광물을 수입한다. 터키는 중국산 제품이 중동으로 공급되는 주요 채널이기도 하다.
올해 1분기 중·터키 교역액은 67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4.3% 증가했다. 터키 경제가 최대 위기를 맞으면서 양국 간 교역 규모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터키 쇼크는 위안화 환율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인민은행은 달러당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34% 오른 6.8629위안으로 고시했다. 지난해 5월 31일 이후 최고치다.
미·중 무역전쟁에 터키발 악재까지 겹치면서 위안화는 9주 연속 평가절하 기조가 이어졌다.
위안화 평가절하는 중국 수출기업에 유리하지만 중국 내 외국 자본 유출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달과 오는 12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위안화 환율은 더욱 불안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인민은행이 외환보유고를 활용해 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지난달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3조1180억 달러 수준이다.
위융딩(余永定) 중국사회과학원 명예교수 겸 중국 세계경제학회 회장은 "현 시점에서 리라화 가치 폭락의 결과를 쉽게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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