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월 평양에서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두 달간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을 강력히 추동하고, 연내 종전선언을 실현하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종전선언은 항구적 한반도 평화 정착과 완전한 비핵화 여정에 전환점을 제공할 수 있는 핵심카드라는 점에서 이번 평양 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의 추가적 비핵화 조처가 선행돼야 한다며 종전선언에 거리를 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평양회담 조기개최를 먼저 제안한 것은 현 국면이 북미 간 실무협상 프로세스만으론 좀처럼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현실임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이미 두 차례 정상회담에서 두터운 신뢰를 쌓아온 만큼 이번 회담에서는 핵시설 리스트를 비롯해 비핵화 시간표 등 미국 요구에 호응하는 안을 놓고서도 허심탄회하게 협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은 비핵화·평화체제 문제를 한 단계 진전시킬 수 있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추동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평양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문 대통령이 9월 하순 유엔총회에 앞서 미국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북한의 추가 비핵화 조처에 대해 설명하고 설득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한미정상회담을 조율하기에는 시기가 촉박하다는 점을 들어 평양정상회담 직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미국에 보내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번 회담에서 남북 정상이 연내 종전선언 실현을 거듭 강조하며 9월 유엔총회 전에 미국과 중국 등 한반도 주변국을 대상으로 분위기를 조성할 가능성도 크다.
이와 함께 남북 정상은 이번 평양 회담에서 남북 간 지속가능한 관계 발전을 위한 이행 방안으로 금강산 관광 재개, 개성공단 재가동 등 남북 경협 사업과 관련해서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향후 남북경협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관건은 대북제재 해제다. 국제사회는 비핵화 추가 조처 등 비핵화가 선행돼야 대북제재를 풀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역시 유엔총회를 계기로 대북제재 해제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4·27, 5·26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세 번째 정상회담을 개최하게 되면서 정상회담이 정례화 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회담 결과물로 내놓은 판문점선언에서 정상회담 정례화 가능성을 열어놓은 바 있다.
판문점선언에는 '양 정상은 정기적 회담과 직통전화를 통해 민족의 중대사를 수시로 진지하게 논의하고 신뢰를 굳건히 한다'라는 대목이 들어가 있다.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세 번째 개최되는 만큼, 향후 김 위원장이 답방 형식으로 남쪽 땅을 밟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 4·27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은 "초청해주시면 언제라도 청와대에 가겠다"고 답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청와대 방문이 이뤄진다면 분단 후 북한 최고지도자의 첫 서울 방문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대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의 임기가 3년 반이나 남아 있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가능성은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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