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쉬운 뉴스 Q&A] 터키 리라화는 왜 급락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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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8-08-1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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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터키 수도 이스탄불에 있는 환전소에서 많은 사람들이 화폐를 바꾸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EPA]


Q. 터키 쇼크가 무엇인가요?

A. 각국은 고유의 화폐를 갖고 있지요. 자국의 화폐와 다른 나라의 화폐의 값어치를 교환할 때의 비율을 '환율'이라고 하는데요, 각국 상황과 국제 정세에 따라 늘상 환율에 변동성이 생기기 마련이에요. 그런데 갑자기 한 국가의 화폐 가치가 떨어진다면 다른 국가의 화폐와 경제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겠지요? 이번 터키 쇼크는 터키 화폐인 리라화의 화폐 가치가 며칠 사이에 급락한 데 따라 세계 경제가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을 지칭하는 표현이에요.

Q. 터키 리라화는 왜 갑자기 급락한 건가요?

A. 터키 같은 신흥국의 경제는 올해 초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었어요. 환율의 기준이 되는 돈을 '기축통화'라고 하는데 미국 달러화는 대표적인 기축통화예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여러 가지 요소가 겹치면서 달러화의 가치가 계속 올라갔어요.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신흥국 환율이 상승한 것이죠. 환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외국 화폐로 교환할 때 자국 화폐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예요.

환율이 오르자 터키 중앙은행은 인도, 아르헨티나 같은 신흥국들과 마찬가지로 화폐 가치 하락을 막고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시도했어요. 그런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통화정책 개입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리라화 가치가 더욱 추락하기 시작했지요. 터키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면서 혼란이 일어난 거예요.

그런 상황에서 최근 미국과의 관계가 급속도로 나빠지면서 리라 가치 하락을 부추겼어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의 미국인 목사 장기 구금을 문제삼아 터키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다른 나라보다 2배 높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자 터키가 보복하겠다고 강조하면서 미국과 터기 간 갈등이 깊어졌지요. 13일(이하 현지시간) 현재 달러화 대비 터키 리라화는 6.92리라로 사상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어요. 

Q. 터키 쇼크가 계속되면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A. 일단 주변 국가들의 화폐 가치에 대한 동반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실제로 불안한 터키 금융시장의 여파로 13일 기준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달러당 30페소 초반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어요. 환율이 급격하게 오르자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긴급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40%에서 45%로 인상했어요. 때문에 다른 국가들도 긴장하고 있지요. 

세계 증시와 국제유가도 일제히 하락했어요. 주식과 원유는 통상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데 터키의 금융위기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자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 거예요. 일단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 등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와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 같은 유럽증시가 일제히 하락했어요. 13일 기준 마지막 거래일 대비 1.50% 하락하면서 1년 3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한 코스피도 아직 약세를 보이고 있어요. 국제유가의 지표인 브렌트유도 하락해서 배럴당 72달러 수준을 보이고 있답니다. 

반면 터키 리라화가 폭락으로 터키 직구(직접구매)나 배대지(배송대행지) 등은 전 세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어요. 리라화 가치가 떨어진 만큼 구매 매력이 커졌기 때문이에요. 외신에 따르면 터키와 인접해 있는 국가들에서는 리라화 환율을 활용해 틈새 쇼핑과 관광을 즐기기 위해 터키를 직접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고 해요. 터키 관광업이 일시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다는데 정작 화폐 가치는 떨어졌으니 현지인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겠지요. 

Q. 지금의 혼란이 얼마나 계속될까요?

A. 금융위기 가능성이 커지자 터키 정부는 은행 외화·리라화 스와프 거래 제한 등 대책 마련에 나섰어요. 에르도안 대통령도 직접 나서서 "터키 경제의 펀더멘털(실업률·성장률 등 거시적 경제지표)은 탄탄하다"며 위기론을 일축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아직은 직접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어서 당분간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요.  

다행히 14일 일본 닛케이225 지수, 코스피, 호주 S&P/ASX 200지수 등 아시아 증시가 상승 출발하면서 하루 만에 터키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을 다소 떨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요. 하지만 리라화 대비 달러화가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고 신흥국들의 경제 상황도 불안한 상태여서 터키 리스크가 세계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불안감 환산 여부에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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