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오전 이탈리아 서북부 리구리아주 제노바 A10 고속도로에서 모란디 다리가 붕괴되면서 39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제노바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날 사고는 모란디 다리의 일부 상판과 교각이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다리가 붕괴되면서 차량 30대가 밑으로 추락했다.
15일 현재 사망자는 39명으로 집계됐지만 콘크리트 잔해에 묻힌 사망자나 부상자가 더 있을 가능성이 나온다.
이탈리아 교통당국은 모란디 다리 아래에 있는 아파트 주민을 모두 다른 지역으로 대피시켰다.
한편, 다리 붕괴 사고의 원인으로 부실 관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유지·관리 문제, 설계 결함, 과도한 통행량 등 3가지 가능성을 꼽았다.
영국 소재 구조공학자협회 회장을 지낸 교량 전문가 이언 퍼스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 다리처럼 주요 교량은 자격 있는 엔지니어들이 정기적으로 점검과 유지·관리 작업을 해야 한다"며 "역사적으로 다리 붕괴 사고에서 부실한 유지·관리가 원인일 때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사고 당시 이 다리의 보수 작업이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모란디 다리와 연결된 고속도로를 운영하는 민간 회사 '아우토스트라데 페르 리탈리아'는 교량 기초를 강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1967년 건설된 모란디 다리는 197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보수 공사가 이뤄졌다. 1990년대 초에는 현수 케이블을 교체하는 작업을, 2016년에는 대대적인 구조 변경 공사를 진행한 바 있다.
설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탈리아 제노바 대학 구조공학자인 안토니오 브렌시크 교수는 2016년 지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모란디 다리를 '엔지니어링의 실패'로 규정하고 "그 다리는 잘못됐다. 이른 시일 안에 교체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통행량과 날씨 문제도 이번 사고에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 BBC 방송에 따르면 매년 2500만대의 자동차가 이 다리를 이용한다. 운영회사는 지난 2011년 보고서에서 "이 다리를 이용하는 통행량이 교량 구조의 약화를 유발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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