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이 탄핵을 당했다. 과거 탄핵안이 상정된 적은 있으나 가결된 것은 조계종단 역사상 처음이다.
16일 오전 진행된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임시회에서 설정스님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 투표 결과가 나왔다. 찬성 56표, 반대 14표, 무효 1표, 기권 4표로 설정스님이 총무원장에서 물러나게 됐다.
1942년 충남 예산군 출생인 설정스님은 앞서 학력위조, 사유재산 은닉, 숨겨둔 처와 자식, 성폭력 등의 의혹을 받아왔다. 지난 5월 MBC ‘PD 수첩’이 설정스님에 대한 3대 의혹을 방송하면서 그에 대한 퇴진 목소리가 한층 거세졌다.
설정스님은 서울대 출신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그의 본명인 ‘전득수’의 입학 사실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학력위조 의혹이 제기됐다. 현재 그는 서울대가 아닌 방송통신대 출신으로 알려졌다.
설정스님은 한 여승과의 사이에서 딸을 낳았다는 의혹도 받았다. 그의 딸로 알려진 여성은 설정스님의 형 호적에 올려져 있다. 이와 더불어 설정스님이 이 여승을 성폭행했다는 의혹도 있다.
지난 5월 PD수첩에 출연한 불교 언론 매체의 한 대표는 “설정스님이 절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출장을 간다며 여승을 데리고 다녔다. 이 여승은 여관에서 성폭행을 당했고, 이후 임신을 했다”며 “설정스님이 딸로 추정되는 이에게 10년간 13차례 5800만원을 입금한 것도 모자라 사찰 이름으로 돈을 입금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설정스님은 1994년 조계종단 개혁회의 법제위원장을 시작으로 제11대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제4대 덕승충립 수덕사 방장, 제35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원장을 역임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조계종 적폐청산을 촉구하며 단식을 감행한 설조스님은 단식 41일째 병원으로 이송됐다. 설조스님의 뒤를 이어 법주사 봉곡암 주지 각명스님이 7월 31일부터 단식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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