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간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주식시장이 출렁이고 있지만, 북미주식형펀드는 꾸준하게 양호한 수익을 내고 있다. 북미주식형펀드는 올해 들어 8%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이 무역분쟁 여파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선진국 증시에 눈을 돌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6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북미주식형펀드(41개)는 올해 들어 지난 14일까지 평균 7.6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0.96%에 불과하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하는 20개 지역·국가별 펀드 중 연초 이후 수익을 낸 곳은 3곳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북미주식형펀드가 가장 좋은 성과를 낸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자 투자자들이 보다 안전한 투자처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펀드자금이 통상적으로 위험지역으로 분류되는 신흥국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선진국으로 흘러 들어갔다. 연초 이후 북미펀드로 순유입된 자금은 2800억원에 달한다.
개별펀드를 살펴보면 북미주식형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 상품은 '삼성미국대표주식펀드 합성H'로, 연초 이후 11.12%를 기록했다. 'AB미국그로스펀드'는 10%대 수익률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수익률이 가장 좋지 않은 지역은 신흥유럽으로, 신흥유럽주식형펀드는 연초 이후 -12.18%를 기록했다. 무역분쟁의 중심에 있는 중국주식형펀드도 -10.87%로 저조하다. 브라질(-9.03%), 중남미(-8.81%), 일본(-5.44%), 러시아(-4.48%), 베트남(-2.1%), 인도(-2.73%) 역시 손실을 면치 못했다.
북미시장 선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이 더 장기화된다면 북미시장에 대해서도 낙관하긴 어렵다. 특히 최근 불거진 터키발 금융위기가 북미펀드에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터키의 무역 규모는 크지 않다"며 "하지만 이번 분쟁은 경제적 문제보다 외교·안보적 이슈로 부각됐다는 점에서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최보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는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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